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의 파업 첫날 충청권에서 학교급식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학교에서는 빵과 우유를 나눠주거나 집에서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해결해 큰 불편을 겪지는 않았다.
김병우 충북교육감, 직접 빵과 우유 나눠줘
충북지역 22.8%의 학교에서 대체 급식이 이뤄진 가운데 학생들은 빵과 우유, 지참 도시락 등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3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전체 496개의 학교 중 383개의 학교에서 정상 급식이 이뤄졌고 113개(22.8%)의 학교에서 대체 급식 등이 이뤄졌다.
지역별로는 청주 50, 충주 6, 제천 8, 보은 4, 옥천 8, 괴산증평 2, 음성 24, 단양 11개교가 대체 급식을 진행했다.
대체 급식 내용을 살펴보면 학교에서 제공하는 빵과 우유 등 급식대용품 제공이 79개교, 식단변경 5개교, 외부도시락 5개교며 가정식도시락을 지참하게 한 학교고 5개교로 나타났다.
또한 10개교는 단축수업을 진행했으며 9개교는 학교행사로 대체하며 급식사태를 피해갔다.
이날 청주의 한 급식대체 초등학교를 방문한 김병우 교육감은 학생들에게 직접 빵과 음료 등을 나눠주며 학생과 학교의 불편 사항을 점검했다.
김 교육감은 “학교와 학생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위해 대응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며 “급식과 돌봄, 특수교육 등 분야에서 어려움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모든 종사자들이 부모의 심정으로 정성을 다해주길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파업은 신분과 처우 개선이 문제며 정부와 교육부 등에서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장기화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초등학교는 평소에 급식실에서 학년별로 급식을 해 왔지만 이 날은 교실에서 빵과 크라상, 음료 등을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한 1학년 담임교사는 “어제 학부모들에게 빵과 크라상, 음료 등을 제공한다고 안내했다. 아이들이 잘 먹어서 다행”이라며 “자발적으로 도시락을 준비해온 아이들도 5명”이라고 설명했다.
도시락을 지참한 아이의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빵을 좋아하지 않아서 도시락을 준비했다”며 “빨리 정상화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급식대신 빵과 음료를 받아든 아이들은 해맑게 웃으며 친구들과 장난을 치는 등 어른들의 파업처럼 무거워 보이지는 않았다.
한편 이번 파업을 바라보는 학교관련 단체들의 목소리도 전해졌다.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는 이날 오전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비노조와 교육당국은 조속한 교육정상화를 위해 한발씩 양보하며 학생들에게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충북교육청은 파업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고 학생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학교생활에 임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라”라고 주장했다.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충북학부모회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이번 파업의 원인을 제공한 교육부와 충북교육청이 책임을 다하기 바라며 파업에 차질 없이 대비할 것을 요구한다”며 파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충남 130개교 급식 중단, 큰 불편 없어
학교 비정규직 노조가 총파업으로 3일 급식대란이 예상 됐지만 충남지역 일선 학교 대부분은 우려와는 달리 큰 불편은 없었다.
충남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전체 학교 742개교 중 260개교에서 전체 노조원 8200여명 중 1000여명이 총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충남지역은 학교급식 관련 비정규직 노조원은 600여 명이 이날 파업에 참여, 130개교가 급식이 중단됐다. 급식이 중단 된 학교는 도시락지참 24개교, 빵과 우유 등 대체급식은 57개교이다.
이밖에 49개교는 단축 수업과 시험 등으로 급식을 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날 개별 도시락 지참을 공지한 학교와 빵과 우유로 대체급식을 준비한 천안지역 초등학교는 평소보다 다소 이른 시간인 오전 10시 30분~ 11시 10분에 점심식사를 시작했다.
당초 파업에 따른 급식공백으로 다수 학교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불편을 호소하며 불만이 제기 될 것으로 우려됐지만 이날 급식은 평소와 다름없는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개인 도시락과 대체 급식을 병행한 한 초등학교 영양사 A 씨는 "학부모들에게 도시락을 준비해 달라는 공지를 미리했고, 여의치 않은 경우 학교 측에서 빵과 우유를 제공한다는 지침을 전달했기 때문에 큰 혼란은 없었다"며 "학부모들도 급식 공백에 대해서 학교 측의 지침에 잘 따라주셔서 감사하다 "고 말했다.
학부모 B 씨는 "하루 이틀 불편할지라도 아이가 공부하는 현장이 '더 나은 환경으로 변화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도시락을 챙겨 보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잘 전달 돼 학교 곳곳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이 개선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전 일부학교, 시험과 학사일정 조정해 급식 미실시
대전지역 학교 비정규직 노조 총파업으로 일부 학교가 급식 차질 등으로 불편을 겪었다.
3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대전은 61개교 265명이 총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치원 3개원 15명, 초등학교 35개교 130명, 중학 10개교 15명, 고교(특수, 각종 포함) 13개교 105명 등 61개교 265명이다.
급식은 25개교가 정상운영됐고 19개교는 도시락 지참과 빵·우유 등 대체급식, 16개교는 시험과 학사일정 조정으로 급식을 실시하지 않아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고. 반면 초등돌봄교실은 35개교가 파업 참가로 집계됐으나 현직 교원 투입 등으로 불편을 최소화면서 정상운영했다.
유성에 사는 모 초등학교 학부모 장 모(37) 씨는 “ 파업하시는 분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도 있지만 어린 학생들의 급식을 볼모로 삼아 파업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하루 빨리 정상화 될 수 있도록 교육당국과 나라에서 대책을 세워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고 불법 행위시 엄중한 행정조치 및 형사고발 등 법과 원칙에 따라 대처하겠다"며 "파업 미참여 직원을 활용, 정상적인 학교활동이 가능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129개 학교 중 74개 교 급식 못해
학교비정규직노조 총파업이 시작된 3일 세종지역 학교에서 도시락을 싸오거나 빵과 우유로 급식을 대체하는 등 학생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세종시 아름동 한 초등학교에서는 점심시간이 임박해 오자 각 반을 대표해 학생들이 급식실에 준비해 둔 빵과 음료 등을 받으러 오고 있었다.
집에서 미리 도시락을 싸온 학생도 있었다.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준비한 빵과 음료로 점심을 대체하는 모습이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각각 준비해온 도시락과 급식 등을 펼쳐 놓고 마치 소풍이라도 온 듯 즐거운 분위기였다.
저학년 학생들은 “급식만 먹다 빵과 음료수를 먹으니 소풍 온 기분”이라며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학생들은 “오늘 급식 메뉴가 짜장면인데 못 먹어 아쉽다”, “칼로리가 적당히 섭취되지 않아 부모님들이 화낼 거 같다”, “빵 보다 급식을 먹는 편이 낫다”, “도시락을 싸오느라 무거웠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급식 중단 사태에 대해 학부모 A씨(아름동)는 “자녀가 1, 3학년인데 오늘 파업으로 인해 도시락을 싸서 보냈다”며 “공무원이라는 신분으로 단체권을 행사하는 부분은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는 부분에 있어 파업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 불편을 서로 감수해주는 것이 사회가 민주적으로 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학교에서는 학생 1310명 교직원 80명 등 1400명 정도가 빵과 음료수, 과일 등의 대체 간편식을 먹었다.
학교에는 조리실무사 11명, 조리사 1명, 영양교사 1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중 조리실무사 11명이 이번 파업에 동참했다.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3일 세종지역에서는 노조원 1167명 가운데 593명이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조리실무사가 316명으로 가장 많았고 돌봄전담사 124명, 조리사 71명, 교무행정사 16명 등이다.
129개 학교 중 48개 학교에서는 정상적으로 학교급식이 진행된다. 대체급식이 진행되는 74개 학교 중 51개 학교는 빵과 우유 등이 제공되고 23개 학교는 학생들이 도시락을 지참해 등교하게 됐다.
또 48개 학교의 초등 돌봄교실과 57개 유치원의 방과후 과정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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