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의 대가로 심상정 정치개혁특별위원장 교체를 합의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정의당의 분노가 예사롭지 않다. 정의당은 1일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의 개혁 공조 와해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민주당의 책임있는 태도를 압박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기는커녕 또 하나의 밀실에서 면죄부를 주면서까지 정개특위 위원장을 교체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것"이라며 "기본원칙과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도 없이 한국당의 떼쓰기에 끌려다니면 개혁 전선은 와해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윤 원내대표는 심 위원장 교체에 관해 "정의당에 사전 협의는커녕 사후에도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아침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전에 (정의당과) 교감했던 내용과 반응이 달라 저로서도 난감하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박이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이인영 원내대표의 '사전교감' 발언에 대해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사실무근의 발언을 버젓이 했다는 것에 또다시 유감"이라며 "도대체 누구와 사전교감을 했는지 이인영 원내대표는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사실과 다른 이인영 원내대표의 무책임한 발언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밀실합의를 모면코자 하는 물타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여야 4당 개혁공조를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자유한국당과 거대양당 기득권 담합으로 개혁 공조를 와해할 것인지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이 여야 3당 합의를 '심상정 위원장 해고'라며 반발하는 데 대해 이인영 원내대표는 "그렇게 일방적으로 아무런 판단없이 '해고했다'고는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 일정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대해 판단의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중간에서 이야기가 오고간 과정을 소상히 다 밝히는 것이 우리가 신뢰를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제가 감수하고 있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 원내대표는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입장을 정확히 밝혀달라는 정의당의 요구가 있다'는 질문에도 "저희가 먼저 어떤 일정이나, 어떤 조건을 충족시키며 가겠다고 꼭 대답할 건 아닌 것 같다"라며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는 과정에서 정확히 보여지지 않겠나"라고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이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위원장 가운데 어느 자리를 선택할 것인지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당내 의견이 양분된 가운데 이 원내대표는 "두 특위에 대한 선호도가 일방적으로 나뉘어 있지는 않다"며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들의 공론이 모이는 대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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