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만나 한미 정상회담에 돌입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8번째이자, 지난 4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회담한 이후 80일 만에 열린 회담에서 한미 정상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냉각기를 거친 북미 대화 재개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 오후 비무장지대(DMZ)로 이동하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게 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열린 회담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전 11시 15분경 청와대 접견실에서 시작된 회담은 정상 외에 양국 관계자가 각각 4명씩 배석하는 '1+4 소인수 회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회담 모두에 문 대통령은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으로 전 세계에 큰 희망을 주셨다"고 DMZ 방문과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내용을 언급하며 "특히 한국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주었다. 나는 그 트윗을 보고 한반도에 희망의 꽃이 피고 있다는 느낌을 가졌다"고 반겼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의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악수를 한다면, 그 모습만으로도 역사적으로 큰 사건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아주 큰 이정표를 세우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나도 오늘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에) 동행할 것"이라고 밝혀 3국 정상 간 만남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물론 김정은 위원장이 DMZ에 올지에 대해선 한미 정상이 확언을 하지 않았지만, 전날 북한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제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대목으로 미루어 볼 때, 돌발적 변수가 없는 한 남북미 3국 정상들의 DMZ 만남은 사실상 기정사실화 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오늘 대화의 중심은 미국과 북한이 중심이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대화에 진전과 큰 결실을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오래전부터 DMZ 방문을 계획해 왔다"면서 "(그곳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길 바라며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흥미로운 일이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도 (만남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보안 등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모두가 만남을 희망하고 있다.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김 위원장과 사이가 좋다. 내가 취임했을 때부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가짜뉴스들은 '무슨 진전이 있었느냐'고 의문을 표하지만, 확실히 예전보다 훨씬 안전한 한반도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처음에는 전쟁 위협이 많았지만, 지금 한반도는 더 안전해졌다"며 "이것은 전 세계를 위해서라도 좋은 일"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하지만 서두를 것은 없다"고 덧붙여 향후 북미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시간에 쫓기지는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1+4 소인수 회담'에 한국 측에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조윤제 주미대사가 배석했다. 미국 측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배석했다.
양국 정상은 이어 청와대 집현실에서 배석자 6명이 더 추가되는 '1+10 확대 회담' 및 업무 오찬을 가진 뒤 오후에 DMZ로 이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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