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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과 美다국적기업 MS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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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과 美다국적기업 MS와의 전쟁

6일 MS에 반독점 혐의 판정, "최고 32억달러 벌금"

미국 정부와 긴 반독점 소송에서 한숨 돌린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이번에는 유럽연합(EU)과 일전을 치룰 예정이다. 6일(현지시각) 유럽연합은 미국 MS사에 대해 독점 금지 위반 예비 판정을 내려 전세계적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유럽연합이 이번 독점 금지 판정을 확정할 경우 그 여파는 전세계로 번질 전망이다.

***유럽연합, 32억달러 벌금 부과할 수도**

블룸버그 통신, CNET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6일(현지시각) 유럽연합은 MS사의 독점 위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추가적인 근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지난 4년동안 조사한 결과 "MS사가 윈도 운영 체제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컴퓨터 네트워크 시장을 장악하고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불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MS사가 독점 위반 판정을 피하기 위해서는 "서버 소프트웨어의 핵심 부분 공개, 윈도 운영체제와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의 분리가 필요하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집행위는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와 관련해서 MS사가 윈도 운영체제에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를 포함시키지 않거나, 경쟁사의 소프트웨어를 포함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행위원회는 MS사에 대한 최종 판정을 내리기 전까지 "MS사가 마지막으로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줬다"고 밝혔다.

반독점위원회의 마리오 몬티 집행위원은 "최종 판정을 내리기에 앞서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판정이 확정될 경우 MS사의 매출액 대비 10%에 해당하는 32억달러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반독점건에 대한 최종 판정은 소비자의 권익을 증진시키고, 업계 혁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MS사는 유럽연합 규정에 따라 2개월 안에 반독점 위반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MS사의 대변인인 스테이시 드레이크는 "이번 유럽연합의 조치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시장의 반응은 MS사의 손을 들어줬다. 나스닥 개장 초반 MS사는 주가가 일시 하락했으나 다시 상승 반전했다. MS사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럽연합도 MS사 못 이길 것"**

유럽연합의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에도 MS사가 결국 승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번에 유럽연합이 제기한 MS사의 반독점 혐의는 말 그래도 "구태의연한 논란이 장소만 바꿔 재현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MS사는 1997년부터 웹브라우저에 대한 긴 반독점 소송을 회사 차원에서 사활을 걸고 해와, 지난 5월에 경쟁사인 AOL과 합의를 통해 이 반독점 소송을 일단락 지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싸움이 사실상 "MS사의 승리로 끝났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MS사를 옹호하는 부시 행정부의 지원과 함께, MS사가 내세우는 '통합 기술'의 논리가 반독점 혐의를 무력하게 했다고 지적한다. 이번 유럽연합이 제기한 반독점 혐의도 결국 MS사의 논리에 무너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1997년 당시 MS사에 반독점 혐의를 뒀던 미국 정부와 경쟁사들은 MS사가 윈도 운영체제와 웹브라우저를 통합된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제공해, 경쟁사의 웹브라우저가 위기에 처했다면서 '독점력의 불법적 행사'라고 고발했다. 이에 대해 MS사는 "웹브라우저는 반독점법에 걸리는 '끼워 팔기' 등이 아닌 윈도 운영 체제에 통합된 요소"라고 반박했다.

윈도 운영 체제가 발전하면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통합'이라는 기술적 특성이라는 것이다. 윈도 웹브라우저 익스플로러는 파일의 90% 이상을 윈도와 공유하기 때문에 익스플로러를 지우면 윈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만큼 윈도 운영 체제와 깊이 통합되어 있다는 게 MS사의 주장이었다.

이번 유럽연합의 소송이 결국 MS사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것도 이런 '통합 기술' 논리가 대세라는 것이 이미 웹브라우저 소송 때 결정되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MS사가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에 대해서도 '통합 기술'의 논리를 내세워 반박할 것이 뻔하다는 지적이다.

거기다 490억달러(약 57조8천억원)에 달하는 MS사가 보유한 막대한 자금력도 유럽연합과의 소송에서 MS사의 우위를 점치는 전문가들의 판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MS사는 배당금을 높이기를 원하는 주주들의 바람을 외면하면서, 유럽연합이나 경쟁사와의 소송에 대비해야한다고 자금력을 높여 왔다. 많은 전문가들은 "중, 장기 투자금을 포함한 MS사의 여윳돈은 600억달러에 이르기 때문에 설사 유럽연합이 벌금을 부과하더라도 MS사를 흔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여기다 MS사와 계속 밀월관계를 유지해 온 부시 행정부도 결코 수수방관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미 유럽연합은 지난 2001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의 하니웰 인수를 반독점법 위반으로 판정해 합병을 무산시킴으로써 미국의 반발을 부른 바 있다. 만약 이번 소송이 MS사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면 미국이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반MS사 진영의 많은 IT 전문가들은 "MS사의 시장지배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통합 기술' 논리에 대응하는 첨단 기술 시대의 반독점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MS사의 독점이 사실상 위도 운영 체제를 통해 재생산되고 있는 만큼, "리눅스 등 대안 운영 체제의 확산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MS사가 리눅스 견제에 고삐를 죄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연합이 MS사와의 싸움에서 또다른 희생양이 될지, MS사의 독점에 경종을 울려줄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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