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목선 삼척항 진입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선박이) 북쪽에서 우리 쪽까지 오는 과정에서 제대로 포착하거나 경계하지 못한 부분, 그 후 제대로 보고하고 국민께 제대로 알리지 못한 부분에 대해 문제점이 없는지 철저히 점검해달라"고 지시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반부패협의회 회의에 앞서 차담회를 갖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과 만나 북한 목선 사건 관련 회의를 열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그 자리에서 정 장관은 문 대통령을 비롯한 장관들에게 사과의 말을 거듭 밝혔다고 고 대변인은 전했다.
고 대변인은 그러나 '청와대와 군 당국이 사실관계를 은폐하려 한다'는 내용의 보도에 대해선 조목조목 해명하기도 했다. 고 대변인은 "청와대가 6월 15일 해경으로부터 최초 보고를 받았다"며 "당일 여러 정보를 취합해 해경이 보도자료를 내도록 조치했다. 이는 매뉴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이 매뉴얼은 북한으로부터 선박 및 인원이 내려올 경우 신변보호를 위해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지만, 언론 노출 등으로 공개가 필요한 경우 사실관계를 간략하게 설명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발견 즉시 발표하지 못하고 시간이 흐른 데 대해서도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이 매뉴얼에 따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국방부가 17일에 관련 브리핑을 한 것은 군의 경계 차원에서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때 국방부에서 브리핑하는 사람은 해경의 발표가 이미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국방부가 여기서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해서 말을 바꿨다고 보는 것은 틀린 말"이라며 '항'은 보통 방파제, 부두 등을 포함하는 말이며, '인근'이라는 표현도 군에서 많이 쓰는 용어"라며 "내용을 바꾸거나 축소하려 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고 대변인은 또 "사실을 숨겼다가 17일에 발표했다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방부가 처음에는 경계에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가 말을 바꾼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말이 번복된 것에 대해서는 저희도 안이한 대응이었다,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19일 국방부에서 경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얘기했다. 이를 최종 입장으로 봐달라"라고 밝혔다.
이 사건과 관련해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들은 정례회의를 열고 철저하고 신속한 진상조사를 하는 한편, 그 결과를 국민들께 상세히 밝히기로 했다. 또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강구해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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