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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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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왔다"

'영양실조'와 '스트레스'로 치사율 높은 폐렴 걸려

지난 5월5일 급성 폐렴으로 43일동안 입원했다가 지난 6월17일 출근한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23일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상반기 실적발표회 및 기업설명회에서 '죽었다 살아난 얘기'를 했다.

한 애널리스트가 'CEO(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이 중요한 시점인데 건강이 괜찮느냐'는 질문을 하자, 평소보다 몸무게가 10kg이나 줄은 김행장은 사실은 1백% 사망률이라는 특이한 질병에 걸려 가족들이 장례식 준비를 하고 자신은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왔다”는 의외의 답을 했다.

김 행장이 걸린 병은 급성 폐렴 중에서도 비정형성(Non specific) 폐렴으로, 세균에 의해 감염되는 일반적인 급성 폐렴과는 원인이 달라 치사율이 높은 병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음은 “나중에 들어보니 2000년 이전에는 인공호흡까지 받은 폐렴 환자의 경우 사망률이 거의 1백%라고 하더라”면서 “의사들 사이에서는 인공호흡까지 받았다가 살아난 케이스로는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라고 했다"며 김 행장이 토로한 ‘구사일생 스토리’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왔다"**

제가 급성폐렴에 걸렸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소위 잠수부, 광부, 소방수가 걸리는 폐렴이다. 그런 폐렴이라는 것을 찾아내는 데 17일을 소비했다.

일반 폐렴으로 치료했는데 효과가 없었다. 조직검사를 해도 균체가 발견이 안됐다. 의사가 이런 경우는 한국에서 역사상 두번째 케이스라고 하더라. 대학병원 호흡기 내과 의사들이 전부 동원돼 난리가 났었다.

5월5일 오전에 병원에 들어가서 오후에는 호흡도 못했다. 병원에 간 지 바로 4시간 뒤부터 호흡을 못하는 상황이 됐다. 그래서 인공호흡을 하게 됐다. 급성폐렴으로 인공호흡까지 하게되는 경우는 대체로 사망률이 1백%라고 한다. 이 때문에 애들은 장례 치를 준비를 했다.

그런데 대학 병원 호흡기 내과 의사들이 총동원돼 사실은 내가 걸린 폐렴이 비정형 폐렴이라는 걸 발견하자 실제 치료는 1주일 밖에 안걸렸다. 일반 폐렴과는 달리 항생제 대신 호르몬 치료를 받았다. 병원에서는 7월말까지 남아 있으라고 했는데 기자들이 찾아와서 남아 있을 수가 없었다. 완전히 회복하려면 시간이 몇 달은 걸릴 것이다.

폐는 1백% 회복됐지만 소위 말하는 '기'가 잘 안생기는 것이다. 아직은 소화도 잘 안된다. 지난주에도 보신탕이 생각나서 좀 많이 먹었더니 탈이 났다. 하지만 기운을 회복하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8월 한달 정도는 반 정도 근무하면 어지간히 회복될 것이다. 중환자실에서 25일 정도 있었고 일반병실에 가서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회복됐다.

중환자실에 있는 동안 매일 꿈만 꾸었다. 병실에 입원해 있던 기간 내내 수면 치료를 받아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금 내 목소리가 좀 이상한 것은 인공호흡 하면서 성대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8월까지는 쉽게 쉽게 근무하고 8~9월 지나면 목소리도 돌아올 것이다.

***"꿈에 굉장히 힘센 놈과 붙었다"**

김정태 행장의 이같은 공개고백에 앞서, 김행장이 입원해 있는 동안 세간에는 별의별 얘기가 다 돌았었다.

'새 정권에게 밉보여 짤릴듯 하니까 일부러 병을 빙자해 입원한 게 아니냐'는 음모적 관측에서부터 '김행장이 업무에 복귀하기 힘든 중병에 걸린 게 아니냐'는 얘기에 이르기까지 온갖 관측이 나돌았다. '애프터(After) 김정태'를 겨냥한듯한 묘한 움직임이 금융계 안테나에 감지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김행장의 이번 설명으로 세간의 얘기는 대부분 '억측'으로 판명됐고, 업무에 복귀한 김행장은 예의 카리스마로 부행장 3명을 전격 해임하고 창구직원을 전원 비정규직으로 교체하기로 하는가 하면, 전체 점포의 10% 감축안을 발표하는 등 맹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국민은행 내에서는 김행장이 이런 공개고백이 있기 전에 오래 전부터 김행장의 투병과 관련한 여러 얘기가 나돌았다.

대표적 얘기가 김행장이 '문제의 폐렴'에 걸린 원인이었다. 내부 전언에 따르면, 김행장이 비정형 폐렴이라는 심각한 질병에 걸린 원인은 의외로 '영양실조'였다 한다.

병의 근원이 밝혀진 뒤 담당의사가 한 말이 "아니 어떻게 한국에서 돈을 제일 많이 번다는 CEO가 영양실조에 걸렸습니까"라는 반문이었다 했다. 김행장이 발병직전 하루에 5~6개 지점을 돌 정도로 특유의 강행군을 하며 식사를 부실히 한 데다가, 취임후 최초의 영업실적 악화로 인해 신경을 많이 쓴 탓으로 주위에서는 해석했다.

김행장이 중환자실에서 극적으로 벗어나게 된 뒷얘기도 행내에서는 회자되고 있다.

김행장 왈, "중환자실에 있는 동안 매일 비몽사몽 꿈을 꾸었는데, 어느 날 꿈에 굉장히 힘센 놈과 죽어라 씨름을 했다. 한창 엎치락뒤치락 하며 있는 힘을 다해 그 놈을 쓰러트리고 나서 꿈을 깼는데, 그후 건강이 좋아져 중환자실을 나올 수 있었다."

김행장이 업무에 복귀하기 전, 행내 임직원들은 "사람이 중병을 앓고 나면 바뀐다던데..."라며 김행장의 복귀후 행보를 예의주시해왔다. 그러나 요즘 행내 임직원들이 내린 결론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라는 것이다. 특유의 드라이브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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