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신임 검찰총장으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이날 오전 10시 문 대통령에게 윤 지검장을 검찰총장 최종 후보자로 임명 제청함에 따라 문 대통령이 이같이 결정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최종 임명 시 윤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이 된다.
문 대통령은 지명 이유에 대해 "윤 후보자가 검사 재직 시절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권력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여줬다"고 밝혔다고 고 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탁월한 지도력을 통해 검찰 개혁 의지를 보여줬으며 적폐청산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점, 검찰 내부와 국민 모두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는 점 등이 고려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직 우리 사회에 남은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의 뿌리를 뽑고 시대적 사명인 검찰개혁과 조직쇄신의 훌륭한 완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고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는 오는 18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임명제청안을 의결한 뒤 청문요청서를 국회에 보낼 예정이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찰총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청문보고서 채택과 무관하게 임명할 수 있다.
지난 13일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천거된 8명 중 4명을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박 장관에게 추천했다. 윤 지검장과 아울러 봉욱(사법연수원 19기) 대검찰청 차장, 김오수(20기) 법무부 차관, 이금로(20기) 수원고검장이 물망에 올랐다.
최종 후보자로 낙점된 윤 지검장은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지검장에서 곧바로 총장 자리에 앉게 됐다. 이러한 사례는 1981년 정치근(고등고시 8회) 검찰총장을 제외하고는 없다. 정 전 총장은 전임인 허형구(고등고시 2회) 전 총장보다 6기수 아래였으나, 부산 미국문화원 방화 사건을 처리한 공로로 신군부가 전격 발탁했다. 1988년 검찰청법을 개정해 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이후로는 모두 고검장을 거쳤다.
윤 지검장이 총장이 될 경우 관례에 따라 고검장·지검장 등 주요 보직에 있는 19~22기 약 20명은 옷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윤 지검장은 문무일 검찰총장보다 5기수 아래다.
윤 지검장은 1994년 대구지검을 시작으로 서울지검, 부산지검 등에서 검사 생활을 하다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약 1년간 변호사 활동을 한 뒤 검사로 재임용됐다. 이후 대검 검찰연구관, 대검 중수 2과장, 대검 중수 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
박근혜 정권 초기인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의혹 수사 당시 특별수사팀장을 맡았지만 당시 검찰 지휘부와 갈등 속에 좌천성 인사조치를 당했다. 2014년 검찰 인사에서 한직으로 평가받는 대구고검 검사로, 2016년에는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이 났다.
이후 윤 후보자는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상규명을 위해 출범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임명돼 수사를 이끌었다. 이로써 명예회복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 후보자 재임 기간 동안 서울중앙지검은 다스(DAS) 의혹, 사법농단 의혹 수사로 각각 이명박 전 대통령,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기소했다.
윤 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됨에 따라 윤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어 온 '적폐청산' 수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 지검장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이명박 전 대통령, 사법농단 수사를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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