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미국과의 진실한 대화가 될 수만 있다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다국간 협의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일본의 아사히(朝日)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은 중국정부로부터 북-중 회담결과를 설명받은 여러 관계자들의 말을 빌어 이같이 보도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다이빙궈 외교 부부장은 1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북-미-중 3개국간의 '사전협의'를 거쳐 다자간협의를 여는 방안을 타진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우선 북미간에 정말로 진지한 대화가 가능할 수 있을 지가 중요하다"면서 "그것이 된다면 그 후는 3자협의가 되든 5자협의가 되든 우리는 대화의 형식에는 구애받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은 "이같은 김위원장 발언은 '미국과의 진지한 대화'가 담보된다면 일본의 참가를 용인하겠다는 자세를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위원장은 또 "미국과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해 적대정책을 포기하고, 대화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관련물자 수출을 봉쇄하기 위해 국제연대를 추진하고 있는 미-일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에 대해 다이빙궈 부부장은 "국제사회는 벼랑끝 정책을 인정하지 않는다. 핵보유라는 행위는 통용되지 않는다"며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압박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우리가 핵에 집착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안전보장이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 미국측의 안전보장없이 핵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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