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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왕실, 국민 지지 받으려면 ‘혁명적 변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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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왕실, 국민 지지 받으려면 ‘혁명적 변신’ 해야”

"입헌군주제 기본틀을 바꿔야 한다"는 보고서 나와

영국 사회에 변화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지난달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가 사법제도 개혁을 단행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수백년간 영국 입헌군주제의 기본틀이었던 영국왕실관련법을 개정하라는 보고서가 나온 것이다.

***“영국왕실은 성공회 수장직 내놓고 세금납부도 성실히 해야“**

15일(현지시간) 영국 중도좌파 싱크탱크인 페어비언협회가 영국 군주제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조직한 ‘영국 군주제의 미래 위원회’가 작성한 ‘영국 군주제의 미래’보고서는 영국 왕실이 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계속 유지되기 위해서는 ‘혁명적 변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정교 분리를 단행해서 국왕이 더 이상 성공회 수장직을 맡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국왕은 16세기 헨리 8세의 종교개혁이후 469년 동안 성공회 수장직을 맡아왔는데 ‘영국 군주제의 미래 위원회‘는 영국 사회의 종교적, 민족적 다양성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영국 교회의 수장이라는 국왕의 공식 직함을 없애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는 지난해 왕실의 전적인 협조 약속 아래 설치됐으며 이와 같은 변화에 대해 영국왕실은 “이 보고서는 입헌군주국 변화에 관한 토론에 유용한 기여를 했다”고 말함으로써 수용할 입장임을 나타냈다.

또한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 왕세자도 지난달 대관식 선서 문구를 ‘신앙의 보호자’(신앙을 단수로 표기)에서 ‘신앙들의 보호자’(신앙을 복수로 표기)로 바꿔 종교적 다양성을 수용할 필요가 있으며 역사의 흐름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가의 원수이자 영국 교회의 수장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서 교회의 수장이라는 호칭을 박탈하는 조치는 1534년 헨리 8세가 수장령으로 영국 국교회를 설립해 로마 교회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이래 가장 급진적인 위상 변화를 의미한다고 영국 가디언지는 전했다.

한편 데이비드 빈 ‘영국 군주제의 미래 위원회’ 위원장은 “다른 모든 유럽 입헌군주국에서는 왕실의 역할이 법에 명시돼 있으며 탈정치화돼 있다. 그리고 왕실의 사적 부분과 공적부분은 매우 분명하게 나뉘어 있다. 영국에도 이와 같은 원칙이 세워져야 한다”며 이번 보고서의 의미를 평가했다.

마이클 자콥 페어비언 협회 사무총장도 “왕실의 공적 재산과 사적 재산은 분명하게 나뉘어야 하고 투명해야한다”면서 “왕실도 우리처럼 사적 재산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일반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수입과 재산에 대해서는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왕실은 1993년 처음 소득세 납부에 대해 동의한 바 있었으나 상속세는 면제를 받았다.

이 보고서에는 이외에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원한다면 은퇴가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영국 국왕은 사망이후에야 국왕의 자리를 넘겨줄 수 있었다.

그리고 200여년전에 제정된 영국 왕실 결혼법을 폐지해 왕위 계승 예정자가 왕실의 동의 없이 ‘자유의지’에 따라 결혼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함으로써 찰스 왕세자도 자신이 원한다면 카밀라 파커 볼스와 결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영국 성공회는 배우자가 생존해 있는 이혼남녀의 교회 결혼식 금지 조치를 45년 만에 해제, 허용 여부를 전적으로 개별 목회자의 결정에 일임함으로써 찰스 왕세자가 그의 연인 파커 볼스와 결혼할 길을 마련해 준바 있다.

보고서는 이밖에 나이가 어린 왕자의 왕위 계승 서열이 나이가 많은 공주들보다 앞서는 뿌리 깊은 남아선호사상과 비성공회 신자 및 가톨릭 신자와 결혼하는 왕실 인사는 왕위 계승을 할 수 없도록 금지한 오랜 전통을 모두 혁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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