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오탁방지막 설치로 남한강 수질에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남한강 공사 구간에 설치된 오탁방지막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 환경단체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15일 강천보 건설 구간인 여주읍 남한강 일대를 현장 조사한 결과, 오탁방지막을 거치지 않은 대규모 탁수가 발생한 현장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단체에 따르면, 강천보 인근 공사 현장에는 2줄의 오탁방지막에도 불구하고 뿌옇게 흙탕물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나마 설치된 오탁방지막도 중간 중간 끊겨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공사로 인한 탁수가 발생한 지역은 강 하류인데 반해, 정작 오탁방지막은 강 상류에 설치돼 있어 탁수 저감 효과가 전혀 없었다고 이 단체는 지적했다.
▲ 강천보 공사 현장 인근 탁수 발생 현장. 사진 위쪽으로 보이는 것이 강천보 건설 현장 모습이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 |
▲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강천보 건설 현장 인근의 모습. 2줄로 설치된 오탁방지막에도 불구하고 뿌연 흙탕물이 강을 뒤덮었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 |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이철재 대안정책국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남한강의 수질이 최근 10년 내 가장 좋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같은 대규모 탁수 발생은 수도권 주민이 상수원으로 이용하는 남한강의 수질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이어서 "흙탕물은 태양열을 흡수해 물의 온도를 올려 수생태계를 교란시키고, 미세한 흙 알갱이들이 어류의 아가미 등에 부착돼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오탁방지막의 효율이 많아야 30퍼센트 정도라는 것이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이미 드러났는데, 정부가 언제까지 오탁방지막을 운운하며 (수질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부의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보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인 여주읍 남한강 일대는 수도권 2300만 명 주민의 식수원과 인접한 지역으로,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원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이다.
한편, 팔당댐을 비롯한 한강 하류의 주요 수질 지표는 3년 연속 악화돼, 10년 전인 2000년보다 수질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일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09년 팔당댐1 측정 지점(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아산리)의 연평균 '화학적 산소 요구량(COD·화학 물질로 물 속의 유기 물질을 분해할 때 소비되는 산소의 양)'은 4.4ppm으로, 2006년 3.3ppm, 2007년 3.9ppm, 2008년 4.1ppm에 이어 3년 연속 증가했다. 또 다른 주요 지표인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BOD·미생물이 물 속의 유기 물질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산소의 양)'도 2005년 1.2ppm에서 지난해에는 2.2ppm에 이르렀다.
한강 하류 지점에서 측정한 하천 수질 역시 최근 3~4년간 계속 나빠지는 추세인 것으로 드러나, 현재 한강 하류의 수질은 3급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한강 수질 개선을 위해 1993년부터 2007년까지 12조 원을 투입하고, 2005년까지 팔당호 수질을 1급수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