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들의 대출 심사가 갈수록 엄격해져 기업이나 가계의 신용 경색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6월중 39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해 8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4분기의 금융기관 대출자산 신용위험지수(DI=Diffusion Index))는 29로 지난 99년 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던 2000년 4.4분기(30)와 비슷했다.
3.4분기 신용위험전망치는 IMF 이후 최고수준인 31로 나타나 금융기관들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가계의 신용 위험이 더 심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별로는 특히 국내 은행들의 2.4분기 신용 위험 DI가 47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아 외국은행 국내지점(17)이나 저축은행(16)에 비해 고객들의 신용을 더 위험하게 크게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 위험지수 DI가 플러스이면 기업이나 가계의 신용 위험이 높아진 것을 의미하고 마이너스면 신용 위험이 낮아진 것을 뜻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같은 지수 악화는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기업실적 부진, SK글로벌 사태와 카드채 문제, 대출상환여력 감소, 부동산 담보 가치 하락 등으로 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대출 수요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분기 중 대출수요 DI는 21로 전분기(-4)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고 3.4분기 전망치(17)도 2분기와 큰 차이가 없어 대출 수요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 관계자는 "SK글로벌 사태가 터지면서 은행의 신용평가 태도가 대단히 엄격해졌다"며 "요즘 와서는 아무리 외형상 잘 나가는 재벌그룹이라 할지라도 선입견없이 엄격히 신용도를 체크하고, 담보보다는 기업의 수익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대출심사 방향이 바뀌고 있어 '은행돈을 빌리기가 힘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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