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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기자 "김일성은 그만큼 김원봉을 싫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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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기자 "김일성은 그만큼 김원봉을 싫어했다"

북한에서의 김원봉 평가는..."영화에서 종파분자 나쁜놈의 대명사"

"김원봉은 김일성 정권 권력 서열 3위, 6.25 남침 최선봉에 선 그놈"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 말이다. 사실일까?

탈북자 출신인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가 9일 북한에서 김원봉의 입지와 위치 등에 대해 언급했다. 주 기자는 <주성하TV>를 통해 김원봉이 1956년 북한에서 김일성에 의해 숙청당한 후 1980년대까지 '종파 분자'의 대명사, '나쁜 놈들'의 배후로 선전영화나 소설에 등장했다고 말했다. 주 기자는 "그만큼 김일성이 김원봉을 싫어했다"고 전했다.

주 기자는 "그가(김원봉이) 북한으로 올라간 다음에 어떤 대접을 받았고, 또 숙청되서 매장된 후에 어떻게 반동분자로 교육의 대상이 됐는지 말씀드리겠다. 오늘 말씀드린 내용은 지금까지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라며 김원봉에 대한 북한 내부의 평가에 대해 설명했다.

주 기자는 "남쪽에 있었으면 김원봉은 암살되거나 숙청됐을 것이다. 그래서 북한으로 갔는데, 북한은 상황이 더 좋지 않았다. 김일성의 빨찌산 파, 중국에서 활동한 연안파, 소련의 소련파, 박헌영의 남로당파 등 파벌이 있었는데, 결국 김일성이 하나 하나 제거한다. 박헌영, 김원봉 제거하고 연안파 소련파 쓸어버린다"고 했다.

주 기자는 "김원봉은 (1948년 북한 정권 수립 때) 검열상으로 참여했다가 6.25전쟁 일으킬 때는 평안도에 가서 후방물자 군량비 조달하는 전권대표를 했다. 1956년 8월에 숙청됐는데 그 전에 노동상을 했다"며 "김원봉은 이후 북한에서 가장 대표적인 반혁명 반당 종파분자의 전형으로 계속 영화에서 등장했다"고 밝혔다.

주 기자는 "북한이 초기에 만든 영화, 50년대, 60, 70, 80년대까지 영화에 등장하는 반혁명 종파분자들의 배후는 모조리 김원봉이었다."영화에서 나쁜 놈들이 쏠까닥거리다 전화할 때 하는 말이 있다. 검열상 동지 찾아주세요. 종파들이 궁지에 몰리면 검열상을 찾는데, 그러면 (검열상이) '그 동무 살려주라'하고 목소리도 나온다. 그 김원봉은 종파분자인데, 그런 영화가 대표적인 게 북한의 믿음직한 혁명투사 김책을 다룬 영화 <초행길>에 나온다"고 했다.

주 기자는 "<평양시간> 이라는 북한의 소설도 있다. 6.25 전쟁 이후 평양시를 얼마나 빨리 복구했느냐를 다룬 소설로 평양의 기적을 다룬 것인데, 도시 건설사가 주인공이다. 여기에서 종파가 나오는데 김원봉이 노동상이었다. 종파분자들이 (나쁜 짓을 하다 궁지에 몰리면) 꼭 노동상을 찾는 전화를 한다"고 지적했다.

주 기자는 "김원봉이 왜 그렇게 종파분자, 나쁜 놈들의 배후로 찍힌 이유는 그만큼 김일성이 김원봉을 싫어했다는 것"이라며 "김원봉이 북한에서 노력 훈장 두개 받았는데, 이런 훈장은 그때 벼슬하면 다 받았다. 큰 공로를 세운 게 아니다. 김원봉이 김일성을 썩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김원봉은 공산주의자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래서 김원봉이 56년 8월 이후. 숙청돼 어떤 운명에 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주 기자는 김원봉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조폭 중에서 세력이 가장 큰 조폭이 김일성파다. 이런 형국에서 김원봉은 어떻게 할 여지가 없다. 그래서 숙청되는 길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에서 살아 남으려면 한가지 방법이 있다. 아주 바짝 엎드려 장군님 만세 10번 부르며 싹싹 기면 살았을 수 있었을 거다. 그런데 김원봉은 그러기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워낙 뛰어난 투사인데 김일성에게 머리를 숙였겠느냐. 결국 김원봉은 어째됐든 숙청될 운명이었고, 연안파들이 숙청당했을 때 같이 숙청당했다. 남쪽에 있었으면 아마 8년 먼저 죽지 않았을까 싶다. (...) 우리가 일제라는 거대한 적을 만났을 때면 여러 파벌이 달라붙어 독립운동했겠지만. 일제가 없어지니 자기들끼리 싸우다가 결국 제일 세력이 세고 권모술수가 유능한 사람이 자리를 잡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김일성, 남쪽에서는 이승만이 잡았다.(...) 김원봉은 마냥 존중할 수많은 없지만 한편으로는 비운의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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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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