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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는 민영화하되 검열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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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는 민영화하되 검열은 강화"

중국의 '이중적 언론정책', 국내외 비상한 관심 모아

정부에 독점돼온 중국 언론시장이 국내외 민간자본에 개방되는 획기적인 개혁법안이 확정됐다.

***중국정부, 신문시장 국내외 민간자본에 개방**

성도일보(星島日報) 등 홍콩의 주요 언론들은 4일 "리장춘(李長春) 중국 공산당 정치국 선전담당 상무위원이 지난주 문화산업 개혁에 관한 회의를 통해 신문산업 구조개혁안을 확정했다"며 "이 안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앞으로 국내외 민간자본을 끌여들여 관영신문사들을 민간자본에 맡기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개혁법안에 따르면, '인민일보'와 공산당 이론지 '구시(求是)', 전국 각지의 성과 특구별로 1개씩의 당기관지를 제외한 기타 중국내 2천2백여개에 이르는 신문사에 민간자본 참여를 허용하게 돼 그 중 절반 이상이 문을 닫거나 통폐합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개혁안에는 신문사 강요에 의해 정부기관 및 유관단체가 강제구독하는 폐단도 철폐한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중국 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의무구독 수입은 전체 언론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33%에 달한다.

아시안월스트리트 저널(AWSJ)은 "이번 개혁안은 중국 언론시장에 자유경쟁이란 시장논리를 도입,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개혁·개방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현실에 대응해 체질 개선을 꾀하겠다는 취지"라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중국 출판, 언론사가 해외기업과 제휴해 저작물을 사용하는 경우는 있었으나 외국기업의 국내 언론사에 대한 지분보유는 엄격히 금지됐었다. AWSJ은 "언론시장이 개방될 경우 중국인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사우선메트로폴리탄뉴스 같은 타블로이드 신문과 이코노믹옵서버 등의 경제지들이 외국투자가들의 큰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국가언론출판국이 작성하고 중앙선전국의 검증을 거쳐 7월말 승인날 것으로 보이는 이번 개혁안은 거의 모든 국영 언론사들이 앞으로 자사의 수익과 손실에 대해 책임지는 법인체로 등록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근 강화된 언론탄압**

그러나 이같은 경제논리에 의거한 언론개혁이 곧바로 언론자유 확대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3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언론자유'발언으로 잔뜩 고무됐던 중국언론계가 최근 중국 정부의 언론정책이 강경 일변도로 치닫고 있어 다시 정부의 눈치를 살피는 신세가 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 정부의 언론탄압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여러가지다.

베이징의 대표적인 신문인 베이징 천바오(北京晨報)는 지난달 정부에 의해 하루아침에 폐간됐다. 베이징 신바오는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아마추어적이고 비전문적"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한 논평을 실었다가 경고 절차도 없이 바로 폐간되는 비운을 맞았다. 당국의 보도지침도 폐지 7개월만에 최근 부활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공산당 선전보는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이후 중국언론이 민감한 사안을 자유롭게 보도하자 "'7대 민감문제'에 대해서는 언론이 취재 및 보도를 할 수 없다"는 지침을 각 언론사에 통보했다. 7대 민감문제란 저우정이 스캔들, 북한 핵문제, 양빈 북한 신의주 특구 전 행정장관 재판, 사스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 쑨즈강(孫志剛) 인권유린사건, 해군 361잠수함 침몰 사건, 장예융(藏彦永) 박사 사스 실태 폭로사건 등을 말한다.

또한 개혁 성향이 강한 잡지로 유명한 '전략과 관리(戰略與管理)'가 중국 정치의 전반적 문제점을 지적한 글을 실었다가 공산당 선전부로부터 주의를 받으면서 사실상 오는 8월부터 발행이 어려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도 얼마 전 금융 스캔들 내막기사를 게재한 격주간지 차이징(財經)이 발매금지 처분을 받았다.

중국 당국의 사스 은폐 사실을 고발하고 상하이 갑부 저우정이(周正毅)의 금융 스캔들을 추적 보도하며 잠시 언론자유를 누리는가 했던 중국 언론계는 최근 중국 정부가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를 통해 "언론은 당과 국가 전체활동 중 중요한 부분으로 당과 국가에 복종하고 봉사해야 한다"라는 경고성 사설을 보고 다시 눈치를 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인가**

이와 관련, AWSJ은 "언론개혁의 추진과 언론탄압이 혼재하는 현 중국의 현실은 '2보 전진시 1보 후퇴'하는 중국 개혁의 전통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한편, 신구 정치세력간의 개혁에 대한 상이한 입장이 반영돼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AWSJ는 "중국 언론사 경영인들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한 개혁추진 세력이 당과 정부를 완전 장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 같은 새 언론개혁안에 포함된 내용들이 어느 선까지 관철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후진타오가 이끄는 개혁세력이 아직 확실히 당과 정부를 장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에 반대하는 세력의 역풍이 부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공산당 창건 82주년을 맞이해서 발표한 후진타오의 담화내용이 여전히 장쩌민 전 국가주석을 따르고 있다는 데서 이러한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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