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이 파업기간중 빠져나간 돈을 다시 유치하기 위해 예대마진을 포기하고 수신금리를 인상키로 해, 조흥은행 경영이 날로 나빠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조흥은행은 또 한국은행에 3조원의 추가 자금지원을 요청해 조흥은행 자금난이 여전히 심각함을 자인했다.
***조흥은행, 예대마진 포기하고 수신금리 인상**
조흥은행이 파업기간중 빠져나간 예수금을 되찾기 위해 23일부터 수신금리를 상품별로 0.1∼0.3%포인트씩 인상키로 했다. 사실상 예대마진을 포기한 행위다.
조흥은행은 파업기간중 이탈된 예수금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23일부터 수신금리를 인상하기로 정기예금, MMDA, 적립식예금 등 상품별로 0.1∼0.3%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조흥은행은 또 파업기간중 중도해지한 고객중 재가입자에 대해서는 초기 약정이율을 그대로 적용해 주기로 했으며, 파업기간중 만기가 됐지만 예금을 찾지 못한 고객에 대해서는 기간연장을 감안한 약정이율대로 보상해 주기로 했다.
조흥은행측은 파업기간중 이탈한 예수금 6조5천여억원 가운데 2조원 가량은 파업 첫날인 지난 18일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빼내간 단기 금융자금으로 곧바로 복구가 가능하고, 나머지 예금 4조5천억원도 이번 주말까지 70% 정도 복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은에 3조 지원 추가요청**
그러나 이같은 조흥측 호언에도 불구하고 조흥은행의 자금난은 대단히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23일 조흥은행 요청에 따라 조흥은행의 자금부족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유동성조절대출 방식으로 현행한도액인 3조원을 추가 지원키로 했다. 한은이 금융기관에 유동성조절대출을 실시하는 것은 지난 2000년말 제주은행과 수협에 이어 2년여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조흥은행이 한은에 유동성조절대출을 신청한 것은 사실상 지급불능상태에 빠져있음을 시인하는 것이다.
조흥은행측은 23일 파업은 끝났지만 현재 6조원 정도의 자금 부족 상태를 빚고 있는 데다 23일이 지난 금요일 교환에 돌린 자기앞수표 결제가 일시에 집중되는 날이어서 한은에 3조원의 유동성 지원을 요청했다.
조흥은행이 이로써 한은으로부터 받은 지원은 파업기간중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방식으로 받은 2조원에다가 외번에 유동성조절대출 3조원을 더해 5조원에 달해 사상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조흥은행 수익성 한층 악화될듯**
금융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부도 조흥은행의 조기정상화를 원하는 만큼 파업기간중 자금을 빼낸 국민연금 등 공기업에게는 재유치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이고, 조흥은행측도 고금리를 제시한만큼 곧 재유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문제는 파업기간중 돈을 빼낸 개인고객이나 민간기업고객이 과연 조흥은행에 돈을 재유치할 것인가라는 점"이라며 "더욱이 조흥은행이 이탈자금의 재유치를 위해 예대마진을 포기한 수준까지 금리를 높임에 따라 조흥은행의 수익성이 한층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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