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존스 지수가 이달 들어 10개월만에 9천선을 넘어섰고 나스닥지수는 3월 이후 30% 가까이 상승하는 등 증시가 살아나면서 미국 경제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는 주장들이 갑자기 찬물을 만난 듯 시들해졌다.
6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낙관론을 펴던 전문가들 예상과 달리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국 미시간대학은 13일(현지시간) 6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92.1)보다 하락한 87. 2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블룸버그뉴스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당초 전문가들은 6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소폭 상승한 93.1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시간대학에 따르면 소비자신뢰지수가 하락한 요인은 주로 실업률 상승 등으로 소비자들이 미래에 대해 불안하게 느끼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인력 채용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이 소비자들에게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 통신도 13일(현지시간) “소비자 신뢰지수가 8개월만에 가장 크게 떨어진 것은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2.4분기에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회의적인 시각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시간 대학 소비자 신뢰지수의 핵심요소로 향후 1~5년 사이의 낙관도를 나타내는 `기대지수'는 5월말의 93.2에서 84.2로 크게 떨어졌다.
J.P 모건 증권 뉴욕의 이코노미스트 제이언스 나자레스도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감세안 통과가 소비심리를 진작시키지 못했으며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는 증폭됐다”고 지적했다.
5월중 미국의 실업률은 9년래 최고치인 6.1%까지 치솟는 등 고용불안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24∼25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금리 추가인하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월가의 대형채권기관들은 고용과 물가를 떠받치기 위해 연준에서 최소한 0.25%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는 일치된 견해를 보이는 것으로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위스도 12일 미국의 한국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미 경제 회복의 관건으로 꼽이고 있는 기업들의 자본 투자 전망을 그리 낙관적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기업 투자가 살아나려면 가동률이 80% 수준은 회복돼야 하지만 현재 20년래 가장 낮은 72.5%에 그치고 있다”면서 “2분기 이후 교체 수요를 통해 투자가 재개되더라도 왕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년간 3천5백달러 규모의 감세안이 단기적 경기부양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했던 조지 부시 대통령이 내년 재선을 위한 관건인 경제 회복에 다시 초조해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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