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SK글로벌의 회생을 위한 자구계획을 마감일인 26일까지 제출하지 않자 채권단이 SK글로벌에 대한 청산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하나, 신한 등 SK글로벌의 주요 채권은행들에 따르면, 이들은 27일 중으로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자구안을 SK측이 제시하지 않을 경우 SK글로벌을 청산하기로 내부방침을 확정했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미 청산절차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늘 중 자구안이 제출되지 않는다면 내일 곧바로 실행에 옮길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SK글로벌 회생에 무게를 실어온 채권단이 이처럼 강경방침으로 선회한 것은 SK측의 자구계획이 채권단 요구에 비해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SK측은 그동안 외국계 최대주주인 소버린의 강력한 반대를 이유로, SK가 SK글로벌로부터 받아야 할 외상 매출채권중 1조5억원 가운데 1조원 출자전환을 포함해 3조원 가량의 자구계획을 제시해왔다.
그러나 채권단은 매출채권 1조5천억원 전액을 출자전환하지 않겠다는 것은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매출채권 전액 출자와 보다 실현가능성 있는 자구안을 제시할 것을 주문해왔다.
채권단 관계자에 따르면, SK글로벌의 최대채권자인 하나은행의 김승유행장은 26일 "SK글로벌을 청산하더라도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부채의 36%를 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반면에 회생을 시키려면 대손충당금을 50%이상 쌓고 추가자금을 지원해야 해 청산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만큼 SK가 계속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 청산하는 길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회사의 나응찬 회장도 이같은 김승유 행장 입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채권단이 청산을 강행키로 결정하게 되면 회사정리절차에 따라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며 재산보전처분→관리인 선임→채권.채무신고→정리계획 수립을 거쳐 청산여부를 결론짓는다. 법원이 청산을 결정하면 청산개시 절차에 들어가 관리인 선임절차를 거쳐 다시 채권.채무신고를 받은 뒤 자산을 처분해 '빚 잔치'를 하는 수순을 밟는다.
SK글로벌이 청산될 경우 최태원 회장의 경영복귀는 사실상 힘들어지며, SK그룹은 오너체제가 아닌 전문경영체제로 커다란 변화를 겪게될 것으로 재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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