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 미국을 찾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를 직접 나와 영접하고, 자신이 직접 운전하는 트럭의 조수석에 고이즈미를 태우는 등 전례없이 파격적인 예우를 했다. 두사람이 함께 지내는 시간도 당초 예정했던 8시간보다 2시간 많은 10시간으로 늘려잡았다.
고이즈미는 이같은 부시의 예우에 부응해 북핵 개발 저지를 위해 북한에 대해 경제제재를 포함해 단계적으로 외교압박을 강화해나가겠다는 일본정부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은 일본에 대해 더욱 강도높은 대북제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회담결과가 주목된다.
***부시, 최고의 예우로 고이즈미 영접**
23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고이즈미 총리는 22일 저녁(한국시간 23일 아침) 웨이코 공항에 도착해 헬리콥터로 미국 텍사스주 크로포드에 있는 부시 대통령 소유목장에 도착했다. 부시대통령은 셔츠 차림으로 헬리콥터장에 나와 고이즈미를 반갑게 환영했고, 자신이 운전하는 트럭의 조수석에 고이즈미를 태우고 목장을 돌며 안내했다. 이후에는 함께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현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당초 워싱턴 근교의 캠프 데이비드에 있는 대통령 전용 산장에서 행해질 예정이었으나, 부시 대통령이 "내 목장에 초대하고 싶다"고 말해 회담장소가 바뀌었다. 지금까지 부시 목장에 초대받았던 세계각국의 요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 등 4명뿐이었다.
부시 목장은 지난 1999년 매입한 것으로, 부시대통령은 여름휴가 등을 주로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 면적은 무려 6.5평방킬로미터나 된다.
요미우리 신문은 "직전에 방미한 노무현 한국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불과 35분밖에 회담을 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환대"라고 보도했다.
저녁식사 전에 부시대통령은 단지 통역만 대동하고 2시간가량 밀담을 나누기도 했다.
고이즈미를 수행한 한 일본정부 관계자는 "고이즈미 총리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부시대통령의 친구 가운데 1명이다"며 "부시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를 세계최고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에 말했다.
이번 목장 회담에서 양국정상은 저녁식사부터 정상회담, 그후 23일(현지시간) 조찬회담에 이르기까지 10시간 가까이 함께 지낸다. 정상회담도 서로가 넥타이를 매지 않은 평상복 차림으로 할 예정이다.
***미국, 일본에 더욱 강도높은 대북제재 요구**
요미우리 신문은 이번 회담의 주의제는 북핵문제와 이라크 지원문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요미우리는 북핵과 관련한 대북제재 수위를 놓고 미-일 양국간에 어느 정도 이견이 표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현행법을 엄격히 적용해 북한에 대한 수출입규제를 강화하는 방침을 설명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미국은 "일본의 규제가 너무 안이하다"는 입장이어서 일본에게 보다 강도높은 제재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분석했다. 이라크 지원 방안과 관련해서도, 미국은 일본에게 자위대 파병을 비공식적으로 요구해왔다.
지지통신은 23일 이와 관련, 23일(현지시간) 조찬회동에서 고이즈미총리가 경제제재를 포함해 단계적으로 북한에 대한 외교압력을 강화하겠다는 일본정부 방침을 밝힐 것이라고 전해 회담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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