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국 공영 P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을 맹성토함으로써 앞으로 미국이 추진중인 대북 고립과 압박을 통한 북핵 포기 방침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또한차례 드러냈다.
노대통령은 부시 미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언급한 북한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사회자 짐 래러의 질문에 대해 "나는 북한이 낡은 체제를 고집하고 있으며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북한주민들의 이익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나는 북한이 믿을만한 파트너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 정권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노대통령은 또 "북한이 미국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고 이라크전쟁이 미국에 대한 공포감을 증가시켰다고 확신한다"며 "북한은 미국의 엄청난 전쟁능력을 목격했고 그 때문에 그들이 지금 겁을 먹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적인 해결로 가는데 이런 요소가 도움이 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대통령은 그러나 북핵 제거의 유일한 방법은 북한의 정권교체라고 믿는 미행정부 일부 고위관료들의 견해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미국에 그런 견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이것이 미행정부가 채택한 실제태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북한정권을 제거하는 것은 하나의 가능성이나 북한정권이 바뀌도록 만드는 것도 하나의 가능성이며, 북한정권을 제거해 핵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한국에 큰 위험을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이 개혁개방을 하도록 이끄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나는 이런 방식이 1970년대에 미국이 중국의 개방을 도운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이런 역사가 한반도에서 다시 반복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노대통령은 하지만 부시에게 북한문제에 대한 군사적 해결책을 논의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런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기를 원한다"며 "그리고 우리의 모든 노력을 다 소진했을 때 바로 그 순간 그 다음 행동에 대해 미국과 협의할 것"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브리핑>은 16일 이와 관련,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언론인중 한명인 짐 레러는 노대통령을 인터뷰하면서 단한순간도 눈을 다른 데로 돌리지 않았고 질문지도 보지 않았다"며 "얼굴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질문을 퍼부어댄 레러는 인터뷰가 끝난 뒤 '세계적인 지도자들을 많이 인터뷰해 봤지만 노대통령은 정말 놀랍고 훌륭하게 대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의 지지통신은 16일 이같은 노대통령의 '급변'에 대해 지지자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방미중인 노무현대통령이 친미자세를 강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지난해 12월 대통령선거때 지지했던 사람들이 반발하고 있다"며 "이는 핵문제해결을 위해 북-미간에 중재자 역할을 하고 대미관계도 재고하겠다던 종전의 입장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관계를 축으로 하겠다는 쪽으로 급변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지지통신은 "반면에 최대야당인 한나라당은 정상회담을 높게 평가하는 등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