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가 강원랜드 VIP고객들이 브로커의 농간에 빠져 동남아 원정도박을 나섰다가 거액을 탕진에 이어 범죄자로까지 전락하고 있다.
강원랜드 VIP룸이 재력가들의 원정도박 전초기지로 전락해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면서 사법기관의 적극적인 개입과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경찰청과 강원랜드 VIP룸 회원들 등에 따르면 최소 10여 명에 달하는 원정도박을 알선하는 브로커들이 강원랜드 VIP룸을 출입하는 고객 중 수십억 원 이상의 현금동원 능력을 갖춘 재력가들을 호시탐탐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정도박 브로커들이 가장 선호하는 고객들은 건설업이나 아파트 시행 등을 통해 거액을 모은 50대 이상의 재력가들로 강원랜드 VIP룸에서 베팅과 골프를 통해 친분을 쌓은 뒤 필리핀이나 마카오 원정도박을 주선하고 있다.
원정도박은 브로커들이 비행기 티켓과 숙식을 제공하면서 도박자금은 한 푼도 필요치 않지만 국내 은행통장을 통해 억대 의 도박자금을 입금하면서 거래가 시작되는 실정으로 전해졌다.
인천에서 건설업을 하는 S씨는 지난해 브로커를 통해 수차례 원정도박에 나섰다가 10억 원 넘게 탕진했고 동해와 삼척의 H씨와 C씨는 수년간 원정도박에서 100억 원이 넘는 재산을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지난달 하순 사채업과 원정도박 알선 혐의로 구속 수감된 A씨 사건에 피해자 겸 외환관리법 위반과 도박 등의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거나 소환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A씨의 강원랜드 인근 숙소에 대한 압수수색결과 해당 숙소의 금고에서 10억 원이 넘는 거액의 현금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피해자들이 최소 1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로부터 동남아 원정도박과 함께 거액의 사채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강원랜드 VIP고객들에 대한 조사와 관련 장부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최소 수십 명 이상에 달하는 재력가들이 이들에게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이 조사 중인 원정도박관련자들은 인천과 서울, 부산, 호남의 유력 건설업자는 물론 강원랜드 인근 삼척과 동해 등지의 유력 건설사업자들도 A씨와 사채 및 원정도박에 깊이 연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랜드 인근에서 재력가로 알려진 C씨의 경우 강원랜드에서 카지노 게임을 통해 10억 원대의 재산을 탕진했지만 필리핀과 마카오 원정도박에서는 100억 원 가량의 재산을 날린 것으로 주변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특히 인천에서 건설업을 하는 H씨는 지난 2월까지 A씨의 권유에 따라 원정도박에 나섰다가 10억 원이 넘는 재산을 탕진한 뒤 외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강원랜드 인근에서 종합건설업을 하는 C씨와 H씨 역시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위해 서울경찰청에 출두를 통보받고 최근 변호사와 출석여부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랜드 VIP고객 K씨는 “강원랜드 VIP룸의 고객 가운데 원정도박을 알선하는 전문브로커들이 10여 명에 달한다”며 “원정도박에 나설 경우 강원랜드에서 10억 원을 베팅하면 원정도박에서는 10배가 넘는 돈을 베팅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VIP 고객 B씨는 “원정도박은 건설업으로 돈을 번 사업가들이 많은 실정인데 원정도박마다 수억에서 수십억 원대 재산을 날리는 고객들이 부지기수”라며 “재력가들이 원정도박을 통해 전 재산을 탕진해 회사가 부도가 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원랜드는 고객보호 차원에서 원정도박 알선 브로커들과 범죄자의 출입을 제한해야 할 것”이라며 “원정도박을 통해 재력가들의 사업체가 부도날 정도로 전 재산을 탕진토록 흡혈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한국인들이 원정도박을 통해 탕진한 돈이 2조 5000억 원 수준에 달했지만 강원랜드에 대한 매출총량제 규제로 2018년 원정도박 규모가 무려 5조 원에 달할 정도로 원정도박이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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