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정형근 의원등에 대해 "국정원이 정권의 시절이던 시절에 행세하던 사람"이라고 한 '인신공격' 발언을 취소하고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또 노대통령이 인신공격 발언을 사과하지 않는다면 노대통령을 "모욕으로 국회를 제압하려는 대통령, 올챙이적 기억하지 못하는 개구리같은 대통령"으로 치부하겠다고 단언했다. 한나라당은 또 정연주 KBS신임사장을 '공화국 대변인'이라고 표현하는 등 연일 색깔공세를 되풀이했다.
이같은 한나라당 공세에 대해 청와대는 "한나라당이 넘지말아야 할 '금도'를 넘어섰다"며 강력대처한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정국에 일대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박희태 대행 "盧, 개별국회의원 인신공격한 발언 취소,해명하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권한대행은 27일 여의도당사에서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국정원장 인사는) 중요 핵심요직에 이념적 편향성을 가진 인사를 포진시키겠다는 정권의 시나리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며 고영구 국정원장 즉각 해임을 촉구했다.
박대행은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를 경시하고 국회의 적법한 직무행위를 '월권'이라고 한 발언과 개별 국회의원을 인신공격한 발언 등을 취소하고 적절히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대행은 "임시국회가 곧 끝나는 만큼 짧은 회기의 5월 임시국회를 소집, 원내투쟁을 좀 더 강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고 원장에 대해 필요하다면 해임권고결의안과 유사한 결의안이나 사퇴권고결의안을 내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사청문회법 개정과 관련, "소위 4개 특수직에 대한 청문회도 총리 등의 청문회와 거의 비슷한 효과를 가져오도록 할 생각"이라며 "청문회가 끝나면 결론으로 가부, 적부 의견을 제시하고 대통령이 따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예산안 연계나 장외투쟁 등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는 등 당장의 전면전에서는 발을 뺐다.
***박종희 대변인 "盧는 올챙이적 기억하지 못하는 개구리"**
박종희 한나라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노 대통령은 3권 분립상 국회의 엄중한 권능을 모욕함으로써 넘지 않을 선을 넘었다"며 "고 원장 임명을 철회하고 국회를 향한 거친 언사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한 우리는 노 대통령을 모욕으로 국회를 제압하려는 대통령으로, 올챙이적 기억하지 못하는 개구리같은 대통령으로 치부할 수 밖에 없다"고 원색 성토했다.
그는 '노 대통령 국회존중 약속 발언' 등을 상기시키며 "각자 갈길을 가자고 한다면 대통령은 법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원내 1당인 한나라당은 모든 것을 다수결 원칙으로 밀어붙이는 정말 막가는 상황을 바라는 것인가"라며 "노 대통령이 초심을 되찾아 통큰 정치를 펼쳐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송태영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정연주씨는 '공화국 대변인'이라는 별칭을 들을 정도로 친북언론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등 이념적으로 편향된 인사"라면서 "이런 사람을 KBS 사장에 임명한 대통령의 저의가 의심스럽고 '오기 인사'에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대선때 색깔 씌우기 하더니 또..."**
이같은 한나라당 공세에 대해 청와대 문재인 민정수석은 정면반박하고 나섰다.
문 수석은 박희태 대행이 주장한 '이념편향' 주장에 대해 "야당은 과거 김대중 전대통령에게도 색깔을 덧씌웠고, 지난해 대선때도 노 대통령에게 그렇게 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하면 대선결과에서 나타난 국민의 판단을 부정하는게 된다"면서 "한나라당이 구시대적이고 냉전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지난 검찰총장 청문회는 그래도 정책검증이 잘 된 편이지만 이번 국정원장 청문회는 솔직히 앞으로의 개혁과제 등을 다루는 정책검증이 거의 안되고 사람의 색깔을 감정하는 식으로 진행됐다"며 "한나라당이 독선적인 잣대를 세워 (대여 투쟁을) 하는 것은 지나친 것으로 그야말로 다수당의 횡포와 오만"이라고 비난했다.
문 수석은 이어 "한나라당이 구시대적이고 냉전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대통령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행이 노대통령의 '국회 월권' 발언을 문제삼은 데 대해서도 문 수석은 "국회가 부적합 의견을 낸 데 대해 한 말이 아니라 야당에서 자신들의 뜻이 관철되지 않았다고 해서 대통령 결정을 용납하지 않고 추경안이나 법안 심의와 연계시키겠다는 말들이 흘러나와서 한 표현"이라며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대통령에 대한 극언을 서슴치 않는등 넘지 말아야 할 금도를 넘어섰다"며 "이는 색깔공세를 펴다가 노대통령으로부터 직격탄을 맞은 한나라당내 일부 세력들이 박희태 대행등 당 지도부에게 강경대처를 주문한 데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앞으로 청와대가 한나라당에 대해 단호한 대응을 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청와대는 한나라당이 문제삼고 있는 서동만 상지대교수 등에 대한 국정원 후속인사를 금주초 단행한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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