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전 실장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황교안 대표 덕분에 뜬금없이 옛날 생각이 난다"면서 1989년 평양 축전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대표로 임수경 씨를 보낸 경위를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임수경 씨를 보내게 된 사정은) 우리가 가겠다고 한 게 아니라 (북한) 조선학생위원회 명의의 초청장이 왔다. 그 초청장을 북한 적십자사가 남한 적십자사로 보내고, 남한 적십자사는 통일원(지금의 통일부)에 전달했다"며 "통일원에서 전대협에 (초청장을) 수령해가라고 연락을 해서 받아오게 됐다"는 설명이다.
임 전 실장은 "내가 기소될 때 죄목 중에 지령수수가 있었다. '초청장 형식을 빌은 지령수수'"라며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가 없지만, 당시 공안검사들이 그런 일을 서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닥치는 대로 잡아 가두고 고문하고 간첩을 조작했던 일들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체 어느 별에 사는 사람들일까요"라고 했다.
이어 그는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진화하는데, 아직도 좌파 우파 타령을 하고 있으니, 공안검사 시절 인식에서 한걸음도 진화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간다는 게 그저 놀랍기만 하다"고 글을 맺었다.
임 전 실장의 글은 1989년 공안부 검사로 자신을 수사했던 황교안 대표의 '과거'를 겨냥한 것이다. 남북 적십자사와 정부(통일원)를 통해 전달된 초청장을 수령한 데에 '지령 수수' 죄목을 적용했던 황 대표의 공안검사 본색을 꼬집은 것.
황 대표는 앞서 지난 7일 부산에서 가진 장외투쟁 도중 "임종석 씨가 무슨 돈을 벌어본 사람이냐. 내가 주임검사였다"며 "한국당은 우리나라를 세워온 세력이고, 우리나라를 무너뜨리려던 세력은 좌파 혁명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임 전 실장의 정면 반박은 문재인 대통령이 황 대표 등 한국당 정치인들의 '색깔론' 공세를 비판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치권의 막말 정치를 비판하며 "분단을 정치에 이용하는 낡은 이념의 잣대는 그만 버렸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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