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보건원이 현재 미국이 택하고 있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조사한 결과, 사스의심사례 판정을 받은 국내환자가 모두 4명 발견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들 4명의 감염자는 아직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식감염자로 인정하는 기준은 아니나, 현재 미국이 이를 사스감염자로 분류하고 있고 있으며 WHO 역시 이 숫자를 사스 감염자에 포함시키고 있다.
***4명 모두 중국을 다녀온 입국자 및 접촉자**
국립보건원은 17일 "지난달 17일 사스 비상근무 이후 국립보건원에 접수된 29건에 대해 그동안 사스 환자와 신고접수 사례로만 구분해 발표했으나 사스의심사례를 별도로 구분한 결과 총 4건의 사스 의심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사스의심사례'란 현재 미국만이 보고하고 있는 숫자로, 16일 현재 미국은 1백93명의 사스의심사례를 WHO에 보고하고 있고 WHO는 이를 공식 감염자 숫자에 포함해 발표하고 있다.
국립보건원은 "의심사례 4건은 광동, 북경 등 중국을 다녀온 입국자들이거나 또는 접촉자이며 이들을 포함한 의심 가검물에 대해 세균 및 바이러스 검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국립보건원은 또 "4건의 사스 의심환자에 대해서는 WHO 기준에 따라 사스환자에 준해 관리하고 있으며 가족 등 긴밀한 접촉자 등에 대한 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정상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보건원은 "4명의 사스 의심환자 가운데 1명은 완치됐으며 현재 3명이 격리지정병원에 입원중이며 이 가운데 1명은 금일 퇴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립보건원은 "실제 검사완료된 4건중 양성반응을 보인 3건의 임상증상은 매우 경미해 WHO 기준에 의한 의심환자 조건도 충족하지 못한 사례인 반면, 음성으로 확인된 1건의 임상증상은 오히려 WHO가 분류한 환자 기준에 가까운 상태였다"고 밝혀 정부당국이 사스환자 판정에서 혼란을 겪고 있음을 드러냈다.
국립보건원은 또 "국내의심신고 사례 29건중 WHO 임상정의에 전혀 맞지 않은 18건을 제외한 11건에 대한 검사가 진행중이나 검사완료된 4건중 3건이 중합효소면역반응(PCR)상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전세계 감염자 3천2백93명**
국립보건원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중국 광둥성을 여행하고 귀국한 30대 중반 남자, 홍콩에서 입국한 20대 후반 남자, 그리고 사스 환자로 추정돼 국립의료원에 격리입원 중인 임모(27.여)씨를 조사한 인천공항 검역원 1명 등 도합 3명이 고열과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을 보여 객담 등 가검물을 조사한 결과, 모두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을 보였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중합효소면역반응(PCR)에 의한 것으로, PCR 양성 결과는 독일에서 사스 환자로 확인된 환자의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국립 보건원은 그러나 "PCR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해서 사스에 감염됐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 세계보건기구의 판정기준"이라면서 "바이러스 분리검출을 위한 추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 보건원은 또한 "엑스레이 상에 뚜렷한 폐렴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사스 환자로 분류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국립보건원이 이처럼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은 WHO나 미국 질병관리청(CDC)이 PCR을 사스 확진에는 사용하지 않고 참고만 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PCR 시험이란 의심되는 환자의 가검물에서 RNA를 채취해 그 구조를 사스 환자의 원인균의 RNA 구조와 비교, 그 일치도를 점검하는 것으로 일정비율 이상 일치하면 양성으로 판정한다. 그러나 그 결과가 거짓양성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아직 정확도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
국립보건원은 "이 때문에 PCR 시험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것과 3~4주간 기다려 환자의 가검물에서 바이러스를 배양, 분리해낸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보건기구는 16일 현재 전세계에서 사스에 감염된 환자숫자는 23개국에 3천2백93명이며, 이 가운데 1백59명이 사망했다고 공식발표했다. 이 숫자는 전날보다 감염자가 58명, 사망자는 5명 늘어난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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