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문무일 검찰총장이 해외 순방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했다.
문 총장은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과거 검찰의 업무수행에 시대적인 지적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저 또한 업무수행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기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가의 수사권능 작용에 혼선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대해서도 "검찰의 기소 독점에 관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서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자리를 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직접 검찰의 조직 이기주의를 언급하며 겸손한 자세를 주문한 것을 두고는 "옳은 말씀이시고 나름의 사정이 있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 총장은 동요하는 검찰의 내부 분위기에 대해서는 "차차 알아보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서도 "긴박하게 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그 밖에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가진 세부적인 문제점이나 거취에 대한 구체적 입장 등을 묻는 말에는 "상세히 말씀드릴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는 답변만을 내놓았다.
해외 순방 중이던 문 총장은 애초 에콰도르 대검찰청을 방문하고 9일 귀국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취소하고 이날 조기 귀국했다.
문 총장이 남은 일정을 돌연 취소하고 귀국하는 것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정면 비판한 데 대한 정치권 등의 비난이 잇따른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은 순방 중이던 지난 1일 대검찰청 대변인실에 전달한 입장 자료를 통해 "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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