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시가 지역 유명 작곡가의 유품 등을 전시하는 밀양가요박물관(가칭) 건립에 나서자 시민단체가 '1급 친일파 인사 기념관'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2일 오전 11시 밀양시 의열기념관 앞에서 ‘밀양가요박물관건립저지 시민연합’은 전국 52개 단체와 연대해 건립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독립운동의 성지인 밀양에 친일파 박시춘(1913~1996)을 중심으로 하는 가요 박물관을 건립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박시춘은 ‘이별의 부산정거장’, ‘신라의 달밤’, ‘굳세어라 금순아’ 등 유명 대중가요를 만든 작곡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조국의 젊은이에게 일본군에 지원하라고 독려하는 ‘혈서지원’ 등 13곡의 군국가요를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대중가요 작곡가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시민단체는 “1급 친일파의 유품을 전시하는 가요박물관을 건립하는 계획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밀양독립운동사연구소 창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초대 소장을 역임, 손정태 밀양시문화원장을 두고 독립운동의 변절자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손 원장은 지난 2015년 '박시춘을 일으키자'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대한민국 대중 가요사에서 가장 빛나는 이름으로 남아있는 박시춘 선생이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되짚어 보면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밀양인과 박시춘 선생을 가슴아프게 만든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라는 것이 일제 강점기를 살아온 사람들에게 친일파 딱지를 그들의 기준으로 마음대로 갖다 붙이는 것에 대해 공정하다고 인정 할수 없다'는 내용을 기고해 지역신문에 사과문을 게시한 적이 있다.
또한 2016년 밀양문화원장에 취임하면서 1급 친일파 박시춘의 유품 150점을 전시하기 위한 박시춘 가요박물관 건립에 앞장섰다는 지적을 받았다
‘밀양가요박물관건립저지시민연합’은 손 원장을 향해 “자신이 걸어온 70년 평생의 길을 지금이라도 되돌아보고 더 이상 약산 김원봉 장군 과 태항산에서 피흘린 의열단원들의 친일청산의 높은 뜻을 더럽히지 말 것과 지금이라도 밀양문화원장직에서 사퇴하고 민족 앞에 석고대죄 하는 길 만이 후대에 길이 남을 변절자라는 오명을 씻을수 있는 기회임을 54개 독립단체와 시민 단체의 이름으로 경고 한다”고 밝혔다.
밀양 가요박물관 건립계획과 관련 밀양시는 일부에서 특정인을 위한 박물관이 아니냐며 박물관 건립을 반대하는 입장을 거듭 주장하면서 인신공격 까지 하고 있는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사실이 아닌 내용을 계속 주장하는 일부 인사들이 펼치는 여론몰이를 중단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현재는 계획단계이다. 시설 명칭, 위치 선정은 물론 기획, 운영 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세부 추진 방향이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또 박물관에 어떤 인물의 유품을 전시할지도 현재는 확정된 게 없다.
밀양시는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밀양시에 아리랑 아트센터를 건립해 클래식 위주의 음악을 감상하고 연주하는 공간을 만든 데 이어 시민들과 보다 밀접한 대중음악과 유․무형자산 음악을 체험‧관람하기 위한 가요박물관을 건립해 의열기념관, 밀양 영남루 등과 더불어 시내권의 새로운 관광 콘텐츠 사업으로 시비 등 30억 원을 들여 내년 착공해 2023년 완공할 계획으로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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