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선생님께서 “너는 참 그림을 그린다, 글을 잘 쓴다”는 말 한 마디에 화가나 작가가 된 이들이 많다. 그리고 다른 직업을 갖더라도 평생 동안 그림이나 글은 그의 가슴 속에서 상상의 나무로 자라 오랜 시간이 흘러 세상에 결국 탄생하게 된다.
서양화가 이지화도 그런 화가인 듯 싶다. 그녀는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중고등학교 때는 미술부에서 활동했다. 사회에 나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그림은 늘 그녀의 가슴 한 켠에 있었다.
광주 무등갤러리에서 5월 1일까지 4번째 개인전을 갖는 이지화 작가는 ‘지금, 장미로 가득하다’는 주제로 프랑스 프로방스에서 보았던 장미를 화폭에 담았다.
작품마다 다양한 형태의 꽃병, 고양이, 성모상을 비롯해 창문, 옆문을 타고 흘러내리는 장미가 화사하다. 그녀의 장미는 화려하지 않다. 은은하면서도 투박한 붓터치로 마치 향기가 새어나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녀의 딸인 유인해는 ‘딸의 감상법’이라는 글에서 꽃과 함께 한 엄마의 꿈이 부끄러우면서도 끝까지 붓을 놓지 않게 만드는 삶의 힘을 이렇게 표현했다.
“꽃 주위의 배경이 초현실적인데, 배경은 주로 화가 자신이 직접 보고 만진 것들이나, 지나쳐간 것들로 채워진다. 그 장소와 물건의 질감을 유화물감으로 살려냈다. 그래서인지 어떤 그림은 눈앞에 배경을 마주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작가는 “첫 개인전 때는 풍경화 작업을 했는데 이번에는 지난 2년 동안 오로지 ‘장미’만을 그렸다”면서 “장미의 계절이 곧 다가온다는 것을 생각하면 장미의 아름다움과 향기에 마음을 빼앗길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1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그림 공부를 시작했고 1994년부터 광주사생회 단체전, 창조회전에서 활동하고 지난 201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이번이 네 번째다.
‘현재와 미래의 모색, 그리고 이미지전’(세종문화회관), ‘영산강 물길 불러 무등으로’(광주시립미술관), ‘새생명-인간, 자연, 삶’(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등 여러 차례 단체전과 그룹 전시에도 출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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