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과 북한 대표단은 26일 오후 3시 27분(이하 현지 시각) 전용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 역에서 북한으로 출발했다.
김 위원장과 북한 대표단은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역을 떠날 때 러시아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간단한 환송 행사를 가졌다.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김 위원장은 당초 이날 오전에 러시아함대 태평양사령부와 무역항 등을 시찰한 뒤 오후에는 공연 관람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오후 늦게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이보다는 빨리 귀국길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12시경 태평양사령부에 위치한 2차대전 전몰장병 추모시설인 '꺼지지 않는 불꽃'에 헌화한 뒤 올렉 코줴먀코 연해주 주지사와 오찬을 함께하며 방러 일정을 마무리했다.
북한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에 이어 러시아도 자신들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러시아 역시 자신들이 한반도 문제의 주요 행위자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기회가 됐다.
또 푸틴 대통령이 6자회담에 대해 언급하면서 북한은 김 위원장이 거론했던 이른바 '새로운 길'에 대한 구상을 실제 실현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향후 북핵 문제에서 북한과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 등 주변국의 움직임이 이전보다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이 비핵화 문제를 북미 간 대화에서 다자 차원의 협상으로 옮겨가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 위원장이 지난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원인이 미국에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지만, 푸틴 대통령의 입을 통해 여전히 미국과 대화하고 싶다는 의향을 표시한 것을 보더라도 북한이 구상하고 있는 다자협상 구도는 실제 실행을 위한 것이 아닌, 미국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카드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 역시 북러 정상회담 이후에도 여전히 북한과 건설적인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만큼, 북미 양측이 겉으로는 자신들의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물밑으로는 접점을 찾기 위한 탐색전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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