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는 5억 2000여만 원 투입된 외국 직수입 2층 관광버스가 운행도 하지 않은 채 순천만 습지 화장실 한쪽에 지난 2017년 말부터 1년 4개월째 방치해 시민의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는 지난 2008년 관광객 유입과 홍보 목적으로 국산 관광버스보다 3배 이상 비싼 값에 중국산 2층 버스를 들여왔지만, 년간 1만 km도 운행하지 못하고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9만여 km만 운행한 채 지난 2017년 12월을 마지막으로 운행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2층 버스는 일반 관광버스보다 특성상 차량 높이가 높아 주행 상황이 국내 도로주행 여건과 맞지 않아 운전직 종사자들 조차도 운행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순천시 공무원들은 차량 구입 시 이런 실정을 고려하지 않고 구입해, 탁상행정이 빚은 결과로 보고 있다.
또한 시 관계자들은 차량 고장으로 인해 1억 5000만 원의 수리비가 필요해 차라리 폐차를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본 기자 취재 결과 최저 수리비 1500여만 원 정도면 운행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 폐차를 시키기 위한 수단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사태가 이런데도 순천시는 지난 2018년 8억 4천만 원을 들여 트롤리버스 2대를 들여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1억 5000만 원의 차량 수리비가 필요하다는 것은 2층 버스 내‧외관을 전부 개조해서 신차 상태에 가깝게 수리하는데 필요한 비용이며, 현재 차량 엔진은 멀쩡해 수리할 것은 없고, 차량 천장 누수와 유리창, 실내클리닝 등 최저 수리비 1500여만 원 정도면 당장 운행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확인했다.
순천시민 정 모씨는 “외국 직수입 차량 구입에 5억이 넘는 돈을 쏟아 부은 것도 모자라 시민혈세가 들어간 2층 버스를 폐차하려고 1억 5000만 원 수리비 운운한 것은 꼼수를 쓴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도로에도 맞지 않는다는 수입차를 유독 순천시는 왜 이리 선호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분노했다.
또 순천 시민 김 모씨도 “순천만 국가정원과 인근의 에코에듀체험센터, 순천만 잡월드 등 향후 전국 규모의 학생 체험단과 관광객의 순천 방문 수요를 감안한다면, 5억이 투입된 2층 버스를 폐차 운운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고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순천시에는 5억 2000만 원 짜리 직수입 2층 버스는 한쪽 구석에 잠을 자고 있고, 8억 4000만 원을 들인 트롤리버스 2대는 도심순환 코스로 운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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