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질 끄는 이라크 전쟁 가능성으로 미국 국민들의 경기악화가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 지지율이 집권이후 최초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01년 1월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미 CNN 방송과 전국 일간지 유에스에이(USA) 투데이,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24일부터 26일 사흘간 미국내 등록 유권자 1천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에 따른 것이다.
***미 국민 절반이상, "부시 다음 대통령 안될 것"**
오는 2005년 1월부터 시작될 수 있는 부시 대통령의 두번째 임기를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47%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월 조사 때보다 4% 포인트 더 떨어진 것이다.
9.11 테러 이후 수개월 동안 무려 88%를 기록했던 부시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지지도 역시 미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퓨(Pew) 리서치 센터가 지난 25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54%로 뚝 떨어졌다. 이는 9.11 테러 이후 최저 수준이며 지난해 11월 60%, 올 초 57%라는 하락세가 이어진 것이다. Pew의 여론조사는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미국 성인 1천2백5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3%포인트다.
Pew의 조사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해 조사대상자의 43%가 지지, 48%는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시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사람이 지지자보다 높게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NN 조사에서 아직 차기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의 경쟁 상대가 될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율은 부시에 못미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우 지지도는 작년 연말에 비해 2% 포인트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39%에 그치고 있지만 이라크 전쟁과 경제에 대한 문제가 계속되면 부시 대통령의 재선지지율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응답자 중 3분의 2가 현재의 경제여건을 나쁜 것으로 표현했다. 이 역시 작년 12월 조사 때보다 10%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부시 대통령의 경제계획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45%가 지지한다고 응답했지만 반대한다는 응답이 40%였고 나머지 15%는 경제계획 자체가 불확실하다고 답함으로써 부시 경제계획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보고 있는 국민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CNN 여론조사는 부시 대통령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무장해제를 위한 마지막 기회를 상실했다고 선언하는 또다른 결의안을 유엔 안보리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조사됐다. 또한 부시가 최근 몇주간 경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경제 강화를 위한 행정부의 결의를 강조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CNN은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부시 대통령이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다고 미국민들이 믿기 위해서는 설득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 국민 3분의 1만 이라크전 적극 지지**
이라크에 미군을 파병하는 것을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59%가 여전히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절반 이상이 이라크에 대한 인식이 바뀔 수도 있는 반면 3분의 1 가량이 전쟁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답했다는 점에서 유동적이다.
이라크 침공에 대한 지지도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응답자의 40%는 유엔이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결의안을 승인할 경우에만 이라크 침공을 지지한다고 대답했다. 이는 지난 24일 발표한 미국 ABC뉴스와 워싱턴 포스트 공동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6%가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안보리를 미국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것보다 UN 승인을 이라크 침공 지지의 중요 변수로 삼는 응답자가 증가한 것이다.
게다가 유엔 무기사찰단이 지적한 미사일을 사담 후세인이 파괴한다면 이라크 침공에 대한 지지도는 71%에서 33%로 뚜렷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담 후세인이 부시 대통령에게 토론을 제의한데 대해서는 응답자의 4분의 3이 부시 대통령이 토론에서 이길 것이라고 답했다. 이 여론조사의 오차 범위는 ±3% 포인트다.
한편 이라크는 유엔 결의안에 위배되는 미사일을 파괴하는데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27일(현지시간) 유엔 사찰단이 발표했다. 유엔 사찰단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라크가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에게 팩스로 편지를 보내 "원칙적으로 미사일 등을 제거하라는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라크 전쟁 가능성을 둘러싸고 부시 대통령은 점점 초초한 늪에 빠지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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