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새 정부 출범 직전에 터진 대구지하철 대참사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가르침은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원칙'이 아닐까. 비상화재음이 울리면 "또 기계고장이겠지"라고 흘려버리지 말고 바짝 긴장하는 원칙, 차량에 불이 나면 "승객들이 알아서 모두 피했겠지"라며 기관차 키를 빼고 자기만 빠져나오는 몰염치가 아니라 "혹시 못나온 승객이 한명이라도 남아 있지 않을까"라며 목숨을 걸고 차량을 뒤지는 원칙, 이런 기본원칙들이 결여됐기에 수백명이 죽는 참사가 벌어진 것이 아닌가.
이와 관련, 천주욱 대표가 한 편의 글을 보내왔다.
"이 글은 2001년 3월4일 서울 홍제동 연립주택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여섯 분의 소방관 중 한 분인 고 김철홍 소방장(당시 36세)이 평소 자기 책상에 걸어 놓았었던 '소방관의 기도문'이다. 그나마 이런 공무원이 있으니까 우리가 편히 사는 게 아닐까? 그리고 이런 분들이 잘 사는 나라가 좋은 나라가 아닐까? 이번 대구 지하철 참사에 몸을 아끼지 않고 헌신한 소방관 여러분들을 생각하며 여기에 올린다."
천대표는 이렇게 이 글을 보낸 이유를 밝히고 있다. 또한 천대표의 글을 본 한 네티즌은 소감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盧 멤버들 가슴에 명찰로 만들어 달게 했으면...."
노무현 정부의 캐치프레이즈는 '원칙이 서는 사회'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원칙이 약하다는 얘기가 아닌가 싶다. 우리가 세워야 하는 원칙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자. 편집자
***한 순직 소방관의 기도문**
제가 업무의 부름을 받을 때에는
신이시여
아무리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 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떨고 있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저에게도 언제나 만전을 기할 수 있게 하시어
가냘픈 외침까지도 들을 수 있게 하시고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게 하소서.
저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케 하시어
제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시어
저의 모든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지키게 하여 주소서.
그리고 신의 뜻에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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