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당초에 자격이 미달된 자유한국당 추천위원들을 5·18진상규명조사위원으로 임명하기 위해 군경력을 조사위원 자격요건에 포함시키겠다는 뜻을 밝혀, 광주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의 홍영표 원내대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구성과 관련, 기존에 자유한국당이 추천했지만 임명되지 못한 위원 두 명 가운데 한 사람을 조사위원으로 임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홍 원내대표는 "군 경력도 조사위원 자격요건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로라면 지난 2월 한국당이 추천했지만 문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은 권태오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과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 중, 군 경력이 있는 권 전 사무처장은 5.18 조사위원으로 임명이 가능해진다.
홍 대표의 발언은 더불어민주당이 5·18조사위원 구성을 자유한국당의 위원 재추천에 의한 것 보다는 법 개정을 통해 기존 추천위원을 그대로 임명해 진상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광주 시민사회의 격한 반발이 예상된다.,
시민사회 활동가 A씨는 “더불어민주당의 이같은 태도 변화는 법을 고쳐서까지 5·18 가치를 훼손하고 왜곡하는 데 앞장선 인물들을 조사위원으로 선정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자유한국당과의 그같은 딜은 조사위 구성을 위해 당장은 약이 될지 모르지만 진상규명 조사활동 내내 큰 악재가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도 불거지고 있다.
홍 대표와 자유한국당과의 교섭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이 요구한 여당 추천인 중 1명을 교체해달라는 교섭 조건을 민주당이 사실상 수용하고, 이미 교체 대상자까지 지목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교체 대상으로 알려진 이윤정 교수(여, 조선대학교)는 22일 “자한당과의 딜을 위해 여당의 조사위원 공모에 응해 선정 심사까지 통과한 사람을 아무런 명분도 원칙도 없이 배제하려한다”고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이 교수는 지난 해 9월 14일 여당 공모를 거치는 공식 과정을 거쳐 추천돼 현재 국회에서 청와대로 명단이 통보된 상황이다.
여당 추천으로 청와대에 제출된 후보는 이윤정, 송선태, 이성춘 등이며 바른미래당 추천으로 오승룡, 그리고 안종철씨가 국회의장 몫으로 추천돼있는 상태다.
추천인 명단을 봤을 때 이윤정 교수가 유일한 여성이다.
이 교수 또한 5·18 당시 성폭력, 성 추행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참혹한 만행을 밝히기 위해 조사위원 공모에 응했다는 취지를 밝히고 있다.
이 교수는 “계엄군들의 5·18 여성 성폭력 만행은 이미 객관적 증거들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이미 내가 여성 몫으로 조사위원에 추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수많은 제보들이 밀려들고 있다”며 여당의 조사위원 교체 시도를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를 분명하게 밝혔다.
여당 관계자는 “이 교수가 5·18 피해 당사자라는 이유로 교체 대상으로 지목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공모 당시 없던 기준이 왜 갑자기 생겼느냐” 며 “민주당이 자신을 교체하기 위해 명분도 원칙도 없는 기준을 갑자기 들고 나왔다”고 반발했다.
국회의장 추천으로 조사위원 후보에 오른 안종철씨도 “이 교수는 법 규정에도 자격요건에도 전혀 문제가 없는 후보다. 설령 5·18 피해 당사자라는 신분이 진상규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면, 이 교수 본인이 관련된 사안의 조사에서만 기피신청의 과정을 거치면 될 일이다”고 여당의 교체 시도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 앞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를 만나 “5월18일이 오기 전에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조사위원회’ 구성을 마무리지어달라고 당부했다”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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