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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세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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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세가지

[사회 책임 혁명]

국가 경제가 성장한다고 우리 삶이 나아졌는가. '그럼요'라고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오히려 극심한 빈부 격차,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실업 문제, 갚아야 할 산더미 같은 빛이 피부로 더 와 닿는다. 이 모든 게 지금의 자본주의 경제에서 살아가려면 이겨내야 하는 부분들인가 생각하니 마음이 참 답답하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사회적경제가 등장했다. 사회적경제는 무조건 부의 총량을 키우는 것보다 내부의 자원을 공유하고 사회문제를 함께 해결하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가치를 둔다. 지금껏 우리가 경제의 전부라고 착각해온 시장경제가 개인이나 지역의 필요를 가격이나 비용, 이윤으로만 판단하고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것에 반대한다.

형태도 다양하다. 1800년대 초 유럽과 미국의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상호부조조합, 커뮤니티 비즈니스, 우리나라에서는 1920년대 농민협동조합과 도시 빈곤층들의 두레조합이 그 시초다. 이후 우리나라는 1960년대 신용협동조합 운동, 1980년대 생활협동조합 운동, 지금의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의 형태로 발전했다.

오늘날 사회적경제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되며 주목을 받아왔다. 2017년 10월 제3차 일자리위원회에서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지난해에는 각 부처가 사회적경제 활성화 대책을 정리했다. 올해 정부는 본격적으로 이 정책을 실행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4월 19일 자 <머니투데이> '사회적경제 이로운경제 2019' 특집 기사에 따르면, 2018년 사회적경제 기업 수는 2만4893여 개로 전년 대비 11.4% 증가했다. 관련 일자리도 25만 5500여 개로 4.2% 늘었다. 융자, 보증, 투자 등 정책금융은 1937억 원으로 전년 대비 94% 증가했고, 공공구매도 1조1428억 원으로 전년대비 10.3% 늘었다.

현재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급하면 체한다고 하지 않던가. 아직 우리사회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담론과 합의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정책과 지원이 늘어나면서, 기존 사회적경제 주체는 이를 따라가느라 바쁘고 신규 사회적경제 주체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몰이해에도 불구, 지원이 있는 곳으로 몰리고 있다.

건강한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주체들은 무엇을 하면 좋을지 생각해봤다.

첫째로 사회적경제의 가치와 철학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확산하는 데 노력하자. 사람처럼 경제라는 영역도 살아 움직여 자라고, 성장한다. 반대로 퇴색되고 침체되기도 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자라고 성장하면서 형태도 변한다. 이에 사회적경제 주체들은 이윤추구 외에 다른 동기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회적경제 본연의 가치와 철학에서 항상 출발해야 한다. 사회적경제의 가치인 상호성, 협력, 이타심, 공유 같은 동기가 사회적경제를 움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로 정부 및 지역자치구가 설립 중심이 아닌 대안적 비즈니스의 성장을 촉진해 생태계를 혁신하는 정책과 지원방안을 마련하도록 돕자. 지금의 사회적경제 주체들은 오랜 기간 사회적경제 조직으로 활동해왔음에도 매출액, 고용 규모, 사회적가치 창출 규모가 영세하거나, 정체기를 맞고 있는 경우가 참 많다. 기존 주체가 성장하고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내부 혁신과 외부 컨설팅을 통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사회적경제 조직의 정책과 지원은 신규 사회적경제 조직 창업에 몰려있다. 이 중 일부를 기존 사회적경제 주체들의 엑셀러레이팅을 위한 정책과 지원으로 전환, 신구가 균형을 이뤄 이끄는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조직해보자.

마지막으로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와 영향력을 참여자에게 잘 전달하는 피드백 시스템과 참여자가 모니터링하는 단계 마련을 고민해보자. 사회적경제 주체는 존재의 목적 자체가 사회적 가치 창출이다. 사회적경제 주체의 운영은 그 자체로 지속가능경영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활동의 가치와 영향력을 외부에 투명하게 전달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참여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활동의 의미와 결과를 잘 공유하고, 평가받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는 사회적경제 주체가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 동기부여로 꼭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아직 한국 사회적경제는 가야 할 길이 멀다. 이제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확장해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을 뿐이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정의와 방향에 합의는 시작도 못 했다. 그러나 분명한 건 경쟁과 효율에서 벗어나 협동과 연대를 지향하는 사회적경제는 우리에게 닥친 불평등의 문제를 풀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경제 주체들은 이를 위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고 확산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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