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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혹시 우리 차례?"

LG,삼성,현대차,두산,한화 등 재계 초긴장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의 재벌개혁 의지에 발맞춘 검찰의 재벌비리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4대그룹을 비롯한 재벌기업들이 "올 것이 온 게 아니냐"며 숨을 죽이고 있다.

17일 SK그룹에 대한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이 벌어진 이후 남의 일같지 않게 보는 그룹들로는 삼성, LG, 현대기아자동차 등 나머지 4대 재벌은 물론 두산, 한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노 당선자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재벌개혁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상속증여 과정에서 부당내부거래 혐의가 있는 재벌들이 검찰 수사의 표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참여연대가 배임혐의로 고발한 SK그룹 경영진 수사 과정에 최태원 SK회장 등에 대해 부당내부거래혐의가 추가된 대목에 주목하며, 참여연대로부터 고발을 당하거나 유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재벌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LG그룹이 가장 긴장**

재계에서는 검찰 수사가 확대될 경우 우선 LG그룹이 검찰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의 경우 지난달 27일 참여연대로부터 주주대표소송을 제기당했기 때문이다. 구본무 LG그룹회장 등 LG화학계열사의 지주회사인 LGCI 전.현직 이사 8명이 소송대상이다.

"지난 99년 6월 구본무 회장 등 당시 LG화학 이사들이 회사가 1백% 보유했던 LG석유화학 지분 중 70%를 자신들과 구 회장의 일가 친척들에게 적정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팔아 수천억원의 이득을 챙기고 회사에는 약 8백23억원의 손실을 끼쳤다"는 것이 참여연대의 소송 요지다.

재계 및 법조계에서는 LG를 상대로 한 주주대표소송을 노무현 새 정부 출범후 향후 재벌정책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첫번째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며 추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노무현 당선자측이 주주대표소송보다 더 강력한 증권 집단소송제를 새정부 출범후 1백일안에 도입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대표소송에서 LG측이 패소할 경우 후계상속 과정에 있는 대기업들을 상대로 유사한 소송이 잇따르는 등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도 바짝 긴장**

삼성그룹도 긴장하기란 예외가 아니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상무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누락한 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5백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하는 등 편법증여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은 또한 지난 98년 10월 삼성전자의 부당 내부거래에 따른 3천5백여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려 이건희 회장 등 전.현직 이사 10명이 1심에서 9백77억원 지급명령을 받았으며 내달 중순 2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지난 99년 삼성자동차 부실을 이건희 회장과 삼성 계열사가 떠맡기로 했으나 삼성생명 상장이 상장후 이익분배 논란 때문에 백지화되면서, 현재 원금에 추징금까지 합해 3조5천억원대로 불어난 삼성차 부실 처리문제도 삼성을 골머리 앓게 만들고 있다. 채권단은 지난해 11월 회의에서 삼성측이 계속 이 문제 해결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으면 연초에 고소하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현대, 기아, 한화도 긴장하긴 마찬가지**

현대기아차그룹도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부사장이 비상장 계열사인 본텍(옛 기아전자)의 대주주가 된 과정이 변칙적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울러 정의선 부사장 등 정몽구 회장의 아들,사위가 무더기로 부사장이 된 데 대해서도 참여연대 등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문제를 제기한다는 방침이어서 현대차측을 긴장케 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해외발행을 명분으로 신주인수권부 사채(BW)를 국내에서 발행하는 편법적인 과정으로 창업주의 4세에게 재산.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참여연대로부터 이 부분에 대한 추가조사 요청을 받고 있다.

두산그룹은 특히 고 배달호씨 분신사태로 야기된 노사갈등을 아직 해결하지 못한 상태여서, 여러 모로 노무현 새 정부에게 밉보인 게 아니냐는 부담을 안고 있기도 해 귀추가 주목된다.

한화그룹은 작년 10월 참여연대로부터 "한화 계열사들이 대한생명 인수를 위해 조직적으로 분식회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고발돼 이미 임원진이 이달초 서울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18일 "내달부터 시작되는 대기업들의 주총에 앞서 현재 소유주의 경영잘못이나 재벌 2세의 경영참여 문제에 대해 기업별로 자료를 수집중"이라면서 “경영활동에 문제가 발견되면 모두 고소, 고발 등 소송을 걸 방침”이라고 말해 앞으로 재벌개혁을 강도높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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