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북러 정상회담이 임박한 징후가 속속 포착되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26, 27일 양일 간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할 예정인 푸틴 대통령이 24~25일 경 블라디보스토크에 들러 김 위원장과 만나는 일정이 유력하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러시아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북러 정상회담 장소로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가 유력하다고 18일 보도했다. 극동연방대는 지난해 9월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이 참가한 가운데 제4차 동방경제포럼이 열렸던 장소다.
앞서 이즈베스티야 등 러시아 매체들도 "북러 정상회담이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극동연방대학 캠퍼스 내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CNN 방송도 북한 고려항공이 23일 평양-블라디보스토크 임시 운항 일정을 잡았다며 다음 주 블라디보스토크 정상회담 가능성을 점쳤다.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 역시 김 위원장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국무위 부장이 전날 블라디보스토크역 주변을 둘러보는 모습을 보도하며 그가 북러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공식적인 확인을 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 유리 우샤코프는 "회담 준비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아직 시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지난 200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시베리아 부랴티야공화국 수도 울란우데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과 회담한 이후 8년 만이다.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유엔의 제재 완화를 위해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유엔 대북 제재 완화를 요청해왔다. 북한으로선 북미 비핵화 협상에 우군 확보라는 의미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안전장치를 찾으려는 북한과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러시아 입장이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미국은 물론 중국과 한국에도 "또 다른 옵션"이 있다는 신호를 보낼 기회라고 분석했다.
다만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 이행 공조에 반기를 들 가능성은 낮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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