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5G 이동통신"이라는 타이틀을 따려는 정부와 이동통신업체들의 무리한 '속도전'이 결국 '통신품질 대란'으로 이어졌다.
지난 3일 5G 서비스를 시행한 이후 5G 서비스는 일부 이동통신업체의 경우 정부가 제시한 품질 기준의 10% 수준에 불과하고, 기존 LTE 서비스 품질까지 나빠졌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가장 불만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 KT의 경우, 17일 황창규 회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황창규 회장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KT 아현지사 화재 청문회'에서 "5G 불통 등으로 사용자 불만이 쌓이고 있다"는 의원들의 질타에 대해 "빠른 시간 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5G 개통 후 먹통 현상, LTE 품질까지 악화
SK텔레콤도 지난 10일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서비스 완성도를 높일 대책을 논의했고, LG는 아예 19일 출시 예정인 5G 단말기 'LG V50 씽큐 5G'를 5월 이후로 연기했다. 통신품질이 일정 수준에 오른 것을 확인한 뒤에 단말기를 출시하겠다는 것이다.
5G 서비스의 졸속 개통으로 현재 5G 서비스 가입자와 LTE 가입자 모두 피해자가 되고 있다. 게임과 초고화질 동영상 시청 등을 좀 더 빠르게, 끊김 없이 이용하기 위해서 5G에 가입했더니 오히려 신호마저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5G 신호가 없는 곳은 기존 LTE로 전환하도록 설정돼 있는데, 이 과정에서 아무 신호도 잡지 못하는 '먹통'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단말기와 기지국 간 망 연동 테스트도 제대로 하지 않고 서비스를 강행했다는 증거가 되고 있다. LTE 가입자들 역시 5G 개통 이후 데이터가 끊긴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급증했다.
5G 서비스의 졸속 개통에 대해 정부도 책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업계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업계의 우려를 무시한 정부가 업체들 탓만 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일 과기정통부는 이통 3사와 삼성전자를 불러 "미국 버라이즌이 4일 5G를 상용화할 것 같다"는 내용을 전달하며 이날 밤 11시에 조기 개통을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다음날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정보통신 최강국임을 다시 입증했다"고 '세계 최초 5G 서비스 시행'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확보하기 위해 망 구축과 콘텐츠 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업체들은 가입자 추가 유치를 위해 대대적인 지원금을 뿌리며 과열 경쟁에 나섰다. 130만 원대 5G 단말기에 지원금을 90만 원의 지원을 하는 식이다.
5G 전국망 구축은 일러야 2022년으로, 앞으로 몇 년 동안 5G로의 서비스 전환기에 품질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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