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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특집] 일본인 독립운동가 가네코후미코 기념비·자료관 건립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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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특집] 일본인 독립운동가 가네코후미코 기념비·자료관 건립 추진

한국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기념사업회 세종지부,

수많은 독립운동가 중 일본여성 최초로 일본의 조선지배에 대한 부당성에 저항하다 생을 마감해 대한민국 독립유공자가 된 사람이 있다. 영화 ‘박열’의 아내이자 혁명동지인 ‘가네코 후미코’다.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 ⓒ이규상 삼버들작은도서관장

이러한 그녀의 삶에 대한 재조명을 통해 기념비·자료관 건립 등 부강의 중요한 역사문화자산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바로 한국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기념사업회 세종지부에 의해서다.

올해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7년간 부강면에 머물며 조선에 대한 정을 쌓아갔던 가네코 후미코와 그의 삶을 재조명하고 역사문화자산으로 만들려는 한국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기념사업회 세종지부에 대해 들여다본다.


호적 없던 일본소녀 가네코후미코…7년 간의 부강 생활

가네코 후미코는 식민지 남성을 사랑하다 23세에 짧은 생을 마감한 파란만장한 인물이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7년간 세종시 부강역 인근에서 살며 조선에 대한 따뜻한 정을 쌓았다.

일본 요코하마 출생인 가네코후미코는 1903년 1월25일 요코하마 슈 경찰서의 순사였던 아버지 사에키 분이지와 어머니 가네코 기쿠노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이모 다카노와 아버지가 동거를 시작해 무적이 되는 바람에 소학교에 입학하지 못한다.

하지만 어머니의 부탁으로 지역 초등학교에 무적인 채로 통학하다 1911년 어머니의 친정집에 남겨진 채 어머니마저 가네코를 남겨둔 채 엔잔 역 근처에서 잡화상을 하던 후류야 쇼헤이와 재혼을 한다.

이를 계기로 1912년 10월14일 세종시 부강면(옛 충북 청원군 부용면 부강리)에 살던 고모 이와시타가의 양녀로 입적했으며 같은 해 12월11일 부강공립심상소학교(현재의 부강초교) 4학년에 입학하게 된다.

친척들로부터 모진 핍박을 받아 자살까지 기도했지만 남달리 총명했던 그는 학교 성적도 우수했다. 부강초등학교에 남아 있는 학적부를 보면 도화(圖畵·그림 그리기)와 재봉(裁縫) 일부 과목만 ‘을(乙)’을 받았을 뿐 모두 최고 등급인 ‘갑(甲)’이라고 표기돼 있다.
▲가네코후미코의 부강공립심상소학교 성적표 ⓒ이규상 삼버들작은도서관장

1917년 당시 중학교에 해당되는 부강공립고등소학교를 졸업한 그는 1919년 3·1 운동 당시 조선인들의 독립의지에 크게 감명을 받았으며, 그 해 일본으로 돌아가 여러 사상가들과 교우해 아나키스트가 됐다.

이후 1922년 3월 도쿄에서 박열을 만난 뒤 재일조선인 아나키즘 항일 운동에 투신, 필명 박문자(朴文子)로 활동하며 독립운동을 옹호하고 일제의 탄압 정책을 비판했다.

이면으로는 일왕 부자를 폭살하고자 박열을 도와 의열단과 연계한 폭탄 반입을 추진하다 체포돼 대역죄로 사형 판결을 받았으나 무기징역으로 감형된다. 하지만 1926년 7월23일 자유를 찾아 23세의 짧은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만다.

2018년 11월17일 국가보훈처는 가네코 후미코를 독립유공자로 선정했다.


한국아나키스트독립운동가기념사업회 세종지부 ‘기념비·자료관’ 건립 추진

세종을 비롯해 국내에서 가네코 후미코를 열심히 연구한 대표적 인물로 부강 출신 향토사학자 삼버들작은도서관 관장 이규상 씨를 꼽을 수 있다.

그를 비롯한 의식있는 지역인사들은 한국아나키스트독립운동가기념사업회 세종지부(이하 기념사업회 세종지부)를 결성, 가네코가 부강에서 머문 7년간의 삶을 재조명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단체는 기념비와 자료관 건립 등 굵직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가네코후미코의 발자취를 부강의 중요한 역사문화자산으로 만드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

이 관장은 ‘가네코 후미코의 부강 생활’이란 제목의 자료집도 펴냈다.
▲이규상 삼버들도서관장(맨 뒷줄)이 가네코 집터에서 부강초 학생들에게 그녀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프레시안(=김수미 기자)

기념사업회 세종지부는 지난달 말일 부강면 고택 홍판서댁에서 ‘3·1만세운동 재현과 가네코후미코 제례’를 지내는 의미 있는 행사도 진행했다.

기념사업회의 대부분의 행사는 홍판서댁 고택과 삼버들작은도서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 가네코 제례행사도 기념사업회 회원이자 홍판서댁 고택 주인인 백원기 문화유산한옥 대표가 제공했다.

기념사업회 세종지부는 10일 가네코가 7년간 부강에서 머물렀던 삶을 조명하기 위해 부강초등학교와 협약을 맺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역사문화체험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가네코후미코의 발자취를 찾아 그가 살았던 집터를 둘러보고 그가 쓴 책과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또 홍판서댁에서 고택 체험을 한 학생들은 옛 선조들이 쓰던 우물과 생활용품, 집안 구조 등을 둘러보며 연신 신기한 듯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회원인 이규상 관장은 “가네코의 삶을 재조명하기 위해 뜻이 같은 사람들로 기념사업회 세종지부를 결성하게 됐다”며 “그가 살았던 부강면 이와시타 집과 부강초등학교 등 현재 남아 있는 장소를 빌어 부강면에 가네코의 항일정신을 기념하는 기념비와 자료관 건립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아 세종시가 가네코의 삶과 업적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며 “기념비 건립에 대해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일부 반대의 의견도 있었지만, 지난해 정부에서 독립유공자로 추서한 만큼 서둘러 기념비와 자료관 건립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가네코가 7년간 살았던 고모부의 집이 현재 다른 사람의 소유로 돼 있어 시가 나서 이 집을 매입하고 가네코 기념관건립에도 적극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백원기 문화유산한옥 대표는 “가네코 기념관건립 건립을 위해 개인적으로 가네코의 흔적이 있는 곳 인근의 부지를 매입해 시사할 의향이 있다”며 “기념관 건립에 세종시가 함께 나선다면 지역의 중요한 역사문화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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