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민정계 마피아가 문제다"

한나라당 개혁파 포문 열어, 보수 "민주당 2중대 용납 못해"

수도권 및 개혁성향의 의원을 중심축으로 한 한나라당 의원 10명이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속으로' 발기인대회를 갖고 현재 영남 민정계 출신이 주도하고 있는 당 주도세력 교체를 요구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모임에는 이부영, 이우재, 김홍신, 김부겸, 김영춘, 원희룡, 이성헌, 서상섭, 안영근, 조정무 의원이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며 김홍신 의원을 간사로 선임했다. 김영춘 의원은 김덕룡 의원에게도 참여를 제의했으며 조만간 모임에 참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5일 발기선언문에서 "국민이 요구하는 개혁과제를 받들어 실천하고 국민의 지지를 얻을 것"이라며 우선 실천과제로 ▲부정적 유산청산은 주도세력의 교체에서 출발 ▲대선패배 인물 2선후퇴 ▲자발적 지지자들의 네트워크 조직으로 전환 ▲대의원 대폭 확대 ▲국회 독립운동 착수 등을 요구했다.

***"영남 민정계 마피아가 최대 걸림돌"**

이날 서명 의원중 상당수는 초.재선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 출신으로, 젊은 세대 중심의 미래연대를 중심으로 하다보니 세력 확대에 한계를 느껴 '국민속으로'를 토대로 원내외 위원장들을 추가로 합류시켜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생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재선그룹 모임인 희망연대와 초.재선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도 각각 별도 모임을 통해 개혁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미래연대의 김부겸 의원은 '국민속으로' 발기인대회후 "개혁파 의원들도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서 당에 덧씌워진 부정적 인상부터 걷어낼 것"이라며 "특히 앞으로 대여관계, 원내전략, 개헌문제 등에 대한 의원들의 입을 봉쇄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앞으로 활동방향을 밝혔다.

이들 서명의원중 익명을 요구한 한 소장파 의원은 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번 대선은 '영남 민정계 마피아'에 의해 주도된 선거였다"며 "이들은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당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해 당개혁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표출된 우리 사회 전반의 변화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최악의 경우 '영남당'으로 전락해도 괜찮다는 식의 구시대적 정치 패러다임에 젖어 있다"며 "앞으로 싸움은 국민의 변화 요구를 받아들여 '전국당'으로 태어나려는 세력과 '지역당'에 안주하려는 세력간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남 민정계 마피아'가 누구를 지칭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영남 마피아외 비교하면 통념적으로 대표적 보수로 일컬어지는 최병렬 의원이 도리어 '합리적 보수'로 일컬어질 수 있다"며 "이번 대선과정에 대선을 네거티브, 지역대결 구도로 몰고간 세력들"이라고 말했다.

***보수진영, "민주당 2중대 용납 못한다"**

이같은 공격에 대해 보수우익진영을 대표하는 김용갑 의원은 이날 연합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지지자의 95%는 합리적 보수"라며 "이 어려운 시기에 민주당 2중대 같은 식으로 나가서 당의 이념과 노선, 정체성을 바꾸는 것을 우리 지지자들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이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당분간 별도 세력화는 하지 않을 것이나 당에서 마련되는 개혁안이 이상한 모습으로 가게 되면 보수파 의원들은 의원총회 등 공론화 과정에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이처럼 한나라당이 본격적인 정파간 대결국면에 돌입함에 따라 앞으로 적잖은 내홍이 예고되고 있으며, 이런 갈등 과정에 구민주계의 김덕룡 의원, 수도권의 손학규 경기도지사 등 이번 대선과정에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은 극소수 중진들의 거취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