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8일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인천은 이번 세기말(2100년 전) 물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적응주간'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기후변화는 후세대에 넘길 문제가 아닌데 우리는 마치 지구가 2개인 것처럼 안일하게 행동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으로 10년간 일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업적으로 지속 가능 목표 수립과 파리기후협정 채택을 꼽았다. 2015년 채택된 파리기후협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반 전 총장은 "문제는 파리기후협정 채택 이후에도 지난 3년간 온실가스 배출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이라며 "우리가 서둘러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내용을 담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특별보고서가 "전 세계에 던져진 경고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 전 총장은 전 세계에서 온 참석자들에게 인천을 간단히 소개한 뒤 "'1.5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해수면 상승을 방치하면 인천도 이번 세기말에는 물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기후변화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속도가 빠르다"며 "우리의 미래 세대가 1천년, 1만년 후에도 자연과 조화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우리가 물려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최근 자신이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해결 범국가 기구 위원장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미세먼지 대응이야말로 기후변화 적응 조치 중 하나"라며 "미세먼지 해결을 통해 지구가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세상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에 앞서 기조연설을 한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는 "기후변화야말로 생물 다양성을 줄이는 가장 큰 요인"이라며 "지금 상황이 계속되면 이번 세기말 인류가 멸종해도 많이 놀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심각성을 경고했다.
'UNFCCC 적응주간' 행사는 지난해 12월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이 환경부와 손잡고 세계 최초의 주간행사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마련됐다.
행사에는 103개국의 기후변화 담당 공무원, 전문가, 시민사회·산업계 관계자 5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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