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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신임 재무장관 '예상밖 인선'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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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신임 재무장관 '예상밖 인선' 물의

체니부통령 친구인 스노 내정, 언론 반응 비판적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폴 오닐 재무장관과 로렌스 린지 백악관 경제수석보좌관의 후임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후임자 인선 윤곽이 드러났다.

일단 신임 백악관 경제수석보좌관에는 세계적 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의 전회장 스티븐 프리드먼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 출신이 뽑히리라는 기대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그러나 재무장관은 그렇지 않을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 "부시 대통령이 CSX 회장 존 스노를 신임 재무장관으로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기업가로서 규제완화를 강력하게 주장해온 스노는 제럴드 포드 전 미 대통령 시절 이번 인선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체니 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당시 스노의 직책은 교통부의 차관보(deputy undersecretary)이었다.

스노는 톨레도 출신으로 케년대와 톨레도대를 졸업하고 65년 버지니아대 경제학 박사, 67년 조지워싱턴대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72년 교통부에 근무하기 전 변호사와 교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CSX는 1980년 설립된 회사로 규제완화법이 발효되면서 급성장을 거듭했다. 77년 철도지주회사인 CSX와 인연을 맺은 스노는 고속 승진을 거듭해 88년 사장, 89년 CEO, 91년 회장까지 겸직하기에 이르렀다.

***신임 재무장관 인선에 대한 월가 반응은 비판적**

이런 경력으로 볼 때 스노의 발탁은 월가와 경제각료 출신중에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소 동떨어진 인선이다. 때문인지 WP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WP에 따르면 부시가 철도지주회사 CSX의 회장, 대표, CEO를 겸하고 있는 스노를 선택한 배경에는 올해 63세인 그가 지난 주말 경질된 폴 오닐 재무장관이 부족했던 기술, 즉 텔레비전과 의회에서 부시 정책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것이다.

이번 인선과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스노는 주요대기업 경영자 단체인 '재계원탁회의'(Business Roundtable) 회장을 역임했으며 이때 의원들과 긴밀한 접촉을 가졌다는 것이 그의 주요자산으로 고려됐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스노는 의원들과 매우 친숙한 대화가 가능한 인물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다.

스노가 재무장관에 취임할 경우 첫 번째 과제는 다음날 의회에 상정될 세금감면법안에 대해 기업, 의회, 유권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획득하는 일이다. 부시 행정부는 이 법안의 골격은 이미 정해졌지만 새로운 경제팀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이번 주 발표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새로운 얼굴로 구성된 경제팀이 기존의 정책을 관철하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혹평하고 있다.

특히 WP는 CSX라는 기업과 경영진으로서 스노의 비리의혹 가능성을 집중제기했다. 관측통들에 따르면 스노는 우선 상원의 청문회에서 CSX에 대한 정부 보조가 있었는지 광범위한 심문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소식통들은 스노의 재산이 워낙 복잡하게 구성돼 있어 이를 검증하는 문제로 이번 인선의 발표가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지난 10월 스노는 CSX와 2004년까지 고용을 연장하고 그후 2년간 고문역을 맡는다는 계약을 맺으면서 엄청난 보수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연봉은 최소 1백25만 달러이고 고문료는 첫해 50만 달러, 두 번째 해는 25만 달러로 정해졌다. 또한 매해 연봉의 120%를 보너스로 받을 수 있으며 스톡옵션과 기타 혜택은 물론 매년 최소 5주간의 휴가를 보장받았다.

이 계약에는 컨트리클럽 회원권, 자택 보안, 평생 건강진단 및 재정자문서비스 제공 등도 포함돼 있다. 또한 고용기간 내에는 회사 보유 비행기를 무제한 사용할 권한과 '타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평생 비행기 이용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WP는 부시 행정부 인사들이 정경유착과 지나친 재테크로 비난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스노도 크게 다를 것 없는 인물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프리드먼에 대해선 호의적 반응**

지난해 1월 부시 행정부 출범 후 1년 11개월만에 처음으로 단행되는 이번 개각에서 경제수석보좌관으로 내정된 스티븐 프리드먼에 대해서는 대체로 미국 언론들은 환영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WP는 8일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조지 부시 대통령이 프리드먼 전 회장에 백악관 경제수석 자리를 제안했으며 프리드먼 전 회장도 이를 수락했다고 전했다. 프리드먼 전 회장은 전 재무장관이자 현재 씨티그룹의 공동 회장을 맡고 있는 로버트 루빈과 함께 지난 1990년대 초 미국의 유명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월가에서 프리드먼은 금융 지식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공화당의 '로버트 루빈'이라고 불릴 만큼 신뢰를 받고 있다.

미국 보수주의 계통의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프리드만과 함께 일했던 데니엘 야긴은 "프리드먼은 경제에 대해 미시적, 거시적 관점에서 완전히 이해하고 있으며 금융 시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면서 "경제 전반에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래된 탐욕, 골드만삭스의 승리'의 저자인 나일스 린드스코그도 "프리드먼은 단호하고 합리적인 동시에 터프한 사람"이라며 "루빈 전 장관 만큼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했다.

루빈 전 재무장관은 지난 1992년 클린턴 행정부 당시 백악관 경제담당 수석 자리에 오르면서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으며 1995~1999년에는 재무장관을 역임한 인물로 역대 재무장관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장관으로 꼽히고 있다.
루빈은 지난 9.11테러 당시 의회가 경제위기 탈출을 위해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함께 청문회에 초청돼 자문을 구할 정도로 영향력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프리드먼 전 회장은 골드만삭스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투자은행과 채권, 인수합병(M&A) 등의 다양한 업무를 익혔다. 루빈 전 장관과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87년부터. 당시 루빈 전 장관과 프리드먼 전 회장은 부회장과 최고영업책임자(COO)로 함께 일했으며 지난 1990년 이들은 공동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1992년 루빈 전 장관이 클린턴 행정부의 합류하기전까지 골드만삭스를 공동으로 이끌었었다.

프리드먼 전 회장은 회장직을 맡고 있던 지난 1994년 골드만삭스를 떠났으며 현재는 마샤&맥레넌에서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프리드먼 전 회장은 월마트와 패니매 등의 사외이사도 맡고 있다.

한편, 하비 피트의 사임으로 공석중인 증권거래위원회(SEC)위원장 후임으로는 JP모건의 임원인 티모시 리얀, 전 메릴린치의 수석상담가 스티븐 해머맨, 로버트 글로버 미 증권업협회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피터 피셔 금융담당 재무차관 등 비월가 출신이 더 유력한 후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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