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을 구성할 장관 후보자 가운데 낙마한 2명을 제외한 나머지 5명에 대한 임명 수순에 돌입했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와 더불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경질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어 여야 관계가 얼어붙고 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2일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17시 40분경 인사청문회법 제6조 등에 따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 3개 부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오는 7일까지 송부해 줄 것을 국회에 다시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미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이날 임명을 재가했다. 이에 따라 두 장관은 오는 3일부터 임기가 시작된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일 방미하기 전에 사실상 임명 수순에 돌입한 것이냐"라는 질문에 "그렇게 이해하면 된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김연철 후보자와 박영선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이미 '부적격 후보자' 두 명을 낙마시킨 만큼 더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5명에 대한 임명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청와대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에 대한 '검증 책임론'에도 다시 한 번 선을 그었다. 윤도한 수석은 "인사수석과 민정수석이 인사 검증 과정에서 일을 잘못한 부분이 드러나지 않았다"면서도 "인사 검증 시스템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했다.
조국, 조현옥 수석을 지키려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킨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자리에서 안 나간다고 지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나? 주관적인 판단의 영역"이라고 답했다.
윤도한 수석은 낙마한 조동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후보자의 '아들 호화 유학' 논란과 관련해 전날 "미국에서 벤츠와 포르쉐 3000만 원짜리 타는 게 과연 문제였을까"라고 한 데 대해서도 다시 해명했다. 윤 수석은 "외국에 있으니 당연히 외제차를 탔겠다는 것이지, 포르쉐를 탄다고 무슨 문제냐고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조국‧조현옥 수석 책임론에 선을 긋고 있지만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을 비롯해 민주평화당 일각에서도 이들에 대한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의 교체와 박영선, 김연철 후보자 지명 철회 없이는 원만한 협조를 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문 대통령은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을 즉시 경질하라"고 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조국 수석은 (경질해서) 사법 개혁 업무에 차질을 줘선 안 되지만, 인사수석 정도는 책임을 져주는 것이 국민에게 필요하다"는 일종의 '중재안'을 냈다.
청와대와 야당이 강대강으로 대치하고 있어 2기 내각 구성은 진통과 함께 한동안 여야 관계 경색을 수반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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