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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소로스가 CEO를 전격교체한 이유는?

연말 1천여개 헤지펀드 무더기 도산 위기, 불끄기에 나섰나

자산 1백10억달러의 헤지펀드 제국 '퀀텀펀드'를 거느리는 '헤지펀드 황제' 조지 소로스(71)는 재작년 65억 달러 규모의 퀀텀기부펀드를 신설하면서 "여생을 자선사업을 하면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10월31일(현지시간) 자신의 후계자로 임명했던 CEO를 1년만에 갈아치웠다.

세계금융계는 소로스의 이번 전격인사의 배경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연말에 최소한도 1천여개의 펀드가 문을 닫을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고 있는 헤지펀드계에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소로스의 느닷없는 CEO 경질**

로이터에 따르면, 31일 조지 소로스는 2003년 1월1일부로 골드만 삭스 출신의 마크 슈워츠를 소로스 펀드의 사장 겸 CEO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소로스는 슈워츠 임명을 발표하면서 그 이유를 "퀀텀 그룹 주주들에게 만족할 만한 수익을 보장할 자금운용팀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소로스 소개에 따르면, 슈워츠는 올해 48세로 하버드 대학에서 3개 부문의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최근까지 20년간 골드만 삭스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골드만 삭스의 아시아지역 회장으로 재직중인 투자금융계의 베테랑이다.

헤지펀드업계에서는 그러나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소로스가 "오랜 탐색 끝에 마침내 후계자를 찾았다"며 떠들썩하게 임명장을 주었던 윌리엄 스택(55) 현 CEO를 급작스레 경질한 배경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택은 독일 3대 은행인 드레스드너 방크의 글로벌 투자담당으로 한때 6백억달러를 운용하며 세계 최고의 주식투자전문가로 꼽히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는 소로스가 자신의 후계자로 키우고 싶어했던 아들 로버트 소로스를 물러나게 하면서까지 임명했던 인재였다는 점에서 시장의 의구심은 더 크다. 재작년 스탠리 드러켄밀러 등 소로스의 핵심측근들이 내부 불화로 떠나자 소로스는 아들에게 퀀텀기부펀드를 맡기면서 '황태자 훈련'을 시켰었다. 그러나 기대에 못미친다는 안팎의 평가에 밀려 소로스는 1년만에 아들을 물러나게 하고 스택을 CEO로 영입했었다.

***헤지펀드의 위기, 연말에 1천개 파산 전망**

헤지펀드업계 일각에서는 후계자로 결정된 줄 알았던 스택이 1년만에 경질된 배경과 관련, "소로스가 다시 전면에 나서려는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1998년의 러시아 투자 실패에 이어 2000년 또다시 기술주 투자로 인해 막대한 손실로 퀀텀펀드가 큰 타격을 받자, 소로스는 '세계자본주의의 위기'를 선창하며 공격적 투자방식을 자제해 왔다. 그후 수익률이 높은 대신 그 만큼 위험도 높았던 과거의 투자방식 대신에, 부동산 투자 등 수익률은 낮으나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해왔다. 대형투자은행 출신의 스택을 영입한 것도 이런 흐름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졌다. 또한 그는 스스로 "이제는 여생을 자선사업이나 하며 보내겠다"고 말할 정도로, 헤지펀드 업계에서는 한 물 간 존재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소로스가 빠진 뒤 퀀텀펀드의 수익률이 다른 펀드들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는 사실이다. 올해도 소로스 펀드의 실적은 손실을 면하는 정도에 그쳤다. 반면에 헤지펀드 수익률을 조사발표하는 CSFB/트레몬트 헤지펀드 지수에 따르면 올해 1~9월 여타 글로벌 대형헤지펀드들은 평균 11.52%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로스가 초조해질만 했다.

지난 3년간 국제적 헤지펀드들은 뮤추얼펀드 운용자들에게는 금지된 특별한 기법을 사용하면서 증시침체 상황에서 높은 수익률로 올려 주목을 받았다. 그러자 투자가들은 주가하락시에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헤지펀드 특유의 기법들에 주목하면서 앞다퉈 헤지펀드에 돈을 넣기 시작했다.

그러나 예상밖으로 증시 침체가 지속되면서 적잖은 헤지펀드들이 엄청난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제금융계에서는 자산규모가 5천5백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전세계 6천개 헤지펀드 중 1천개 펀드가 심각한 손실로 인해 올해말 문을 닫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연말 국제금융계는 한번 크게 휘청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예로 독일의 4대 시중은행중 하나인 코메르츠 방크의 경우 헤지펀드의 파생금융상품에 손댔다가 무려 50억달러의 천문학적 손실을 입고, 자본금까지 잠식될 위기로 몰린 것으로 알려져 요즘 주가가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제 금융계에서는 한때 은퇴를 생각했던 소로스가 CEO를 전격교체하면서 다시 일선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헤지펀드업계의 위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과연 소로스가 어떤 투자행태를 보일 것인지, 벌써부터 국제금융계의 눈길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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