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에서 28일에도 북한의 사격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8시 5분, 15분 두 차례, 안개 낀 서해 연평도 인근 NLL 해상에 수발의 포성이 울렸다.
이번 사격은 북한이 항행금지구역으로 선포한 백령도와 대청도 동쪽 해상이 아닌 연평도 인근 북한쪽 해상에서 벌어졌다.
이곳은 북한이 과거에도 자주 포 사격 훈련을 실시하던 곳이지만 군은 "전날 집중적인 포사격 일환일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 이틀째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27일 북한은 세 차례에 걸쳐 100여 발의 해안포를 발사하며 NLL 인근 해상을 긴장시켰다.
북한의 사격은 적어도 29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27일 "사격훈련은 계속 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다가, 최근 러시아 해상교통 문자방송 나브텍스(NAVTEX)에 백령도와 대청도 동부 해상에서 25일부터 오는 29일까지 5일간 해상사격을 실시하겠다고 통보해 둔 상태이기 때문이다.
앞서 북한은 25일 서해 NLL 이남 지역 일부를 포함한 백령도 인근 수역을 3월 29일까지 '항행금지구역'으로 선포하면서 서해상의 긴장을 예고했다. 항행금지구역은 군사훈련 목적으로 일정 기간, 특정 수역에 민간 선박이 다닐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달 21일에는 NLL 인근 지역을 평시 해상사격구역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달 1일 남북 개성공단 실무회담은 예정대로 열릴 전망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28일 "북한이 포 사격을 하는 변수가 발생했지만 남북관계를 차분하게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개성공단 회담과 관련한 실무적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만약 북한의 포탄이 NLL 이남 지역을 넘어올 경우 회담 개최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특정 상황을 가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만 말했다. 그러나 실제 그런 상황이 벌어질 경우 회담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은 있다.
한편, 북한은 서해상에서 첫 포 사격을 가한 27일 유엔사 측에 미군 유해 발굴을 재개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방부 모린 슈먼 대변인은 "유엔사와 북한 인민군이 미국시간 26일 판문점에서 실무급 회담을 열고 북한 내 미군 유해발굴에 대해 논의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말했다. 북한 내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은 2005년 안전상의 이유로 중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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