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제 여사 “많은 사람들이 ‘망부운’ 통해 정율성 작곡가 기억하길”
광주 태생, 중국 최고의 작곡가 반열에 오른 정율성 그의 불후의 명작인 오페라 <망부운(望夫雲)의 공연이 29, 30일 이틀간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막이 올랐다.
한국 오페라의 거장인 정갑균 감독과 한국과 중국의 최정상급 성악가들이 그려낸 사랑의 대서사시가 2시간여동안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오페라 <망부운>은 중국 운남성 백족(흰색을 좋아하는 민족)의 한 왕국을 배경으로 삼탑사 축제 경마대회 때 연을 맺은 남편을 기다리다 죽어 구름이 돼버린 공주의 영원한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962년 중국에서 초연된 뒤로 전막 공연이 이루어진 적이 없던 이 작품이 57년만인 이번에 광주에서 '구름과 바위의 노래'로 완성되어 관객들을 압도하는 듯한 무대와 노래, 무용이 공연 내내 몰입하게 만들었다.
중국적인 리듬과 창법으로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관객들에겐 다소 생소하기도 했으나 최근 중국여행을 통해 이와 비슷한 공연을 접해본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다가올만한 구성과 내용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원래 중국어 공연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한국어로 번안하여 공연하는 과정에서 일부 번역 내용이 매끄럽지 못하거나 연주에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어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으로 나타났다.
광주시립오페라단, 광주시립교향악단, 광주시립합창단, 조선대 한구무용단이 출연한 29일 공연은 한국어로, 30일 공연은 중국어로 진행됐다.
이날 정율성 오페라 <망부운>이 57년만에 무대에 올려진 가운데, 이용섭 광주시장은 정율성 선생의 딸인 정소제 여사를 만나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시장은 이날 공연 관람에 앞서 정 여사를 만나, “아버지의 고향인 광주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며 “우리 지역 출신의 항일운동가이며 중국 3대 음악가인 정율성 선생의 대작을 광주에서 다시 공연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에 정 여사는 “아버지의 고향은 곧 저의 고향이기도 하다”며 “많은 사람들이 ‘망부운’을 통해 정율성 작곡가를 기억하고, 광주를 방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또 “취임 이후 정율성 선생께서 태어나시고 자라셨던 생가를 방문했는데 너무 초라해서 많이 부끄러웠다”며 “광주시 주도로 관련 유적들을 재정비하고, 정율성 기념사업도 적극 추진해서 중국인들이 정율성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 광주를 많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여사는 “아버지의 일을 하면서 한국어도 배우고 광주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게 됐다”며 “아버지의 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페라 <망부운>은 1962년 중국 북경국립오페라단에서 초연된 후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대를 겪으며 지난 57년 간 세상에 드러나지 못한 작품이었다.
2017년 광주시립오페라단 창단과 함께 <망부운> 복원 작업을 시작되었고, 정 여사는 그동안 갖고 있던 아버지 정율성 선생의 유품인 <망부운> 악보와 자료를 제공하고, 6개월 동안 광주에 머물면서 복원 작업에 참여했다.
그동안 광주에 브랜드 공연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나 이 같은 대작 공연을 앞으로 광주 대표 브랜드오페라로 육성하는 등 한중관계에 의미있는 문화교류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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