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사 자료를 연구·전시하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입구 근처에 있던 이명박 전 대통령 글씨 표석을 치운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관계자는 2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난달 22일 개막한 3·1운동 100주년 특별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외부에 미디어 설치물을 놓다 보니 장소가 협소해 수장고로 표석을 옮겼다"고 말했다.
표석은 폭이 약 90㎝이고, 높이가 약 50㎝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라는 글씨를 크게 새기고, 아래에는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쓴 '이천십이년십이월이십육일 대통령 이명박'이라는 문구를 배치했다.
주한 미국대사관 옆 옛 문화부 청사를 재활용해 만든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이 전 대통령이 큰 관심을 보인 문화사업이자 그가 직접 건립을 지시해 문을 연 문화시설이다. 그의 대통령 퇴임 직전인 2012년 12월 26일 정식 개관했다.
박물관은 개관 이후 근현대사를 조명하는 다양한 특별전을 열었고, 매년 100만 명 가까운 사람이 찾는 광화문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박물관이 이 전 대통령 표석을 치운 데 대해 학계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공과를 떠나 표석도 하나의 역사이며, 더구나 이 박물관은 이명박 없이는 생각하기 힘들다"면서 "박물관이 그런 흔적을 담은 표석을 성급히 치운 것 같아 몹시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물관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2008년 광복절 기념사에서 건립 의지를 밝힌 뒤 박물관이 만들어졌다는 설립 취지문이 입구에 남아 있다"며 "표석 활용 방안은 향후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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