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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연설후 美 군수업체 주가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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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연설후 美 군수업체 주가 폭락

'이라크전 유보' 시사 여파, 최근까지 '나홀로 호황' 누려

미국-이라크 전쟁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9.11 테러후 상승곡선을 그렸던 미국 군수업체들의 주가가 8일(현지시간) 이라크전 유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제히 급락했다. 반면에 다우존스 지수는 이날 하락 닷새만에 1.06% 상승하면서 7501.49로 거래를 마감, 7500선을 회복했다.

이라크전이 과연 어떤 세력에게 유리한 전쟁인가가 극명하게 드러난 하루였다.

***부시가 "이라크전 유보" 시사하자 군수업체주가 폭락**

이날 군수산업체 가운데 특히 아프가니스탄전때 사용된 F-16 생산업체인 미국 최대의 군수업체 록히드 마틴과 미국 3위 군수업체이자 최대 군함건조업체 노스롭 그루먼은 각각 5%, 미국 4위 군수업체이자 토마호크 미사일 제조업체 레이시온은 6.9% 하락하는 등 미국의 대형군수업체들의 주가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군수업체 주가가 급락한 것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과 관련, "전쟁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언급한 뒤였다. 부시 대통령은 7일 밤(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전쟁만이 유일한 선택은 아니다"며 "국회가 전쟁수권결의안을 통과시킨다고 해서 군사적 행동이 임박했거나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부시의 발언을 최초의'전쟁 유보'가능성 시사로 해석했다.

살로만스미스바니(SSB) 증권사의 분석가 조지 샤피로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국방비 지출에 대한 지지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군수산업 주가에 대한 전망을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 부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내용은 지난달 유엔에 대해 1991년 걸프전쟁 이후 마련된 이라크에 대한 16개 결의사항을 집행할 것을 촉구했던 공격적 발언과 대조된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글렌메드 트러스트의 분석가 찰스 다이레이스도 "오늘 주가 동향을 보면 군수산업 주식의 '전쟁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글렌메드 트러스트는 록히드 마틴, 노스롭, 미국 제5위 군수업체로 전함과 탱크를 제조하는 제너럴 다이내믹스 등 군수업체들의 주식을 포함해 16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주가 폭락 속에서도 록히드 마틴 주가는 올 들어 20% 상승**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의 항공방위산업지수는 올해 들어 S&P500지수가 30% 하락하는 동안 전쟁프리미엄 덕에 13%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항공방위산업지수의 주요 요소인 록히드 마틴 같은 군수업체 주가가 올 들어 20%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부시 특수'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문제는 그러나 미국의 군수산업이 냉전종식후 급속히 위축되면서 미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미만으로 쪼그라들었다는 데 있다. 부시가 이라크전을 몰아갈수록 미국주가 전반이 폭락을 거듭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따라서 월가의 지배적 입장은 "미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는 전쟁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월가는 이라크 전쟁이 유보될 가능성을 시사한 부시 발언을 적극 환영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가 하락 닷새만에 1.06% 상승한 것은 월가의 이같은 정서를 반영한다.

국제유가도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전쟁 가능성이 감소한 것으로 받아들여 지난 3주간 가장 낮은 가격으로 떨어졌다. 8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날보다 16센트 하락한 배럴당 29.48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9월1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역시 런던 국제석유시장에서 19센트 내린 27.96달러에 거래됐다. 올들어 유가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설 등 중동 긴장으로 49%나 뛰어오른 상태였다.

하지만 부시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전 발발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는 게 객관적 시각이다. 미 의회는 베트남 전쟁후 최대 규모로 국방비 지출을 늘리는 예산에 대해 심의에 들어갔으며, 이미 항공보안 강화 등 국내 보안체제 개선에 더 많은 예산이 집행되고 있다. 분석가 다이레이스는 "군수업체들은 전쟁이 일어나든 안 일어나든 상당히 유리한 조건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주가 폭락사태를 막기 위해 일단 이라크전 유보 가능성을 시사한 부시가 궁극적으로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지금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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