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분쟁 지역으로 남아 있는 골란 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 인정을 주장,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 52년이 지난 상황에서 미국이 골란 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완전히 인정할 때가 됐다"라고 밝혔다.
미국의 이런 태도 변화는 1주일전 미 국무부가 발표한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점령'지역이 아닌, '이스라엘 관할' 지역으로 기술한 데서 어느 정도는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전쟁의 산물
이스라엘은 1967년 벌어진 이른바 '6일전쟁'에서 골란고원의 대부분은 점령했고 1981년에는 이를 영토의 일부로 편입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다만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스라엘은 6일 전쟁 당시 골란고원으로 진격해 1천200㎢의 영토를 점령했다. 이어 1973년 벌어진 2차 전쟁에서 추가로 510㎢의 영토를 차지했으나 이듬해 휴전협상을 맺고 이를 반환했다.
휴전협상을 통해 양측은 유엔군이 감시하는 비무장 완충지대도 설정했다. 휴전선은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불과 50㎞ 떨어져 있을 뿐이다.
2차례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서 시리아인이 다수를 이루는 현지 주민 15만여명이 타지로 떠났다. 아직도 드루즈파 시리아인 1만8천명이 터전을 지키고 있지만 그 대부분은 이스라엘 시민권 취득을 거부하고 있다.
◇수자원도 갈등 요인
골란고원은 이스라엘 영토의 70%를 차지하는 갈릴리 호수와 티베리우스 호수를 굽어보는 전략적 요충이다. 또한 메마른 이 지역의 토양에 젖줄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바니아스와 단, 하브사비 등 3개의 지류가 골란고원을 통과해 요르단강 상류에서 합류하고 이어 갈릴리 호수로 흘러들어간다. 고원에서 발원한 강물은 이스라엘 수자원의 40%를 충당하고 있다.
수자원 문제는 비록 교착 상태에 빠져있지만 양측의 평화협상에서 큰 쟁점의 하나로 남아있다.
시리아는 갈릴리호수 연안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수자원을 이용할 권리를 얻기 위해 골란고원의 경계를 1967년 전쟁 이전 상태로 환원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반면에 이스라엘은 수자원 관리권의 보장을 원하고 있다.
◇시리아 내정 혼란에 긴장 재연
골란고원의 상황은 한동안 평온했지만 2011년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정권에 맞선 봉기가 시작되면서 다시금 긴장 상태로 빠져들었다.
그해 5월과 6월 이스라엘의 건국과 1967년 전쟁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시리아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휴전선을 넘어오는 사태가 벌어졌다. 유엔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30명의 난민이 목숨을 잃었다.
시리아에 속한 골란고원 지역에서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탓으로 포탄이 이스라엘 점령 지역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스라엘은 포탄이 떨어질 때마다 보복에 나섰다.
2014년에는 알카에다와 손을 잡은 시리아의 알 누스라 반군 세력이 2주일 동안 45명의 유엔 감시단 요원들을 억류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이스라엘은 간헐적으로 시리아 정부군은 물론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레바논의 무장 민병대 헤즈볼라와 골란 고원 일대에서 충돌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군과 레바논 반군이 휴전선 일대에 숨어 들어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15년 1월 이스라엘은 시리아쪽 휴전선에 포진한 헤즈볼라 반군을 공격했고 이로 인해 장성 1명을 포함한 여러 명의 이란군이 숨졌다. 최근 이스라엘군은 시리아쪽 휴전선 일대에서 헤즈볼라 반군이 조직한 부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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