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미 양측이 비핵화와 제재 완화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제회의에 참석한 북미 당국자들도 충돌했다.
19일(이하 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 유엔사무국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 참석한 일림 포블레티 미 국무부 군축·검증·이행 담당 차관보는 "북한이 안보와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모든 대량살상무기(WMD)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과 무기나 군사적 거래를 하는 나라는 이를 중단해야 한다. 당신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용철 북한 제네바대표부 참사관은 지난 15개월 동안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았음에도 미국이 제제를 유지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주 참사관은 "그들(미국)은 (핵 미사일 실험이 없는데도) 제재 완화는 불가능하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이상한 계산법과 강도같은 태도는 의심의 여지없이 상황을 위험하게 몰고갈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두 나라(북미) 사이에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에, 문제를 하나씩 단계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우리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설전에서 드러난 북미간 '신뢰 부족' 문제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발언에서도 확인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18일 캔자스주의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협상 과정에서 솔직하다고 어떻게 믿을 수 있냐는 질문에 "이는 신뢰가 아니라 검증에 대한 문제"라며 "양측 간에는 깊은 불신이 있다. 우리는 김 위원장이 실제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는 것을 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보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그는 약속을 했다. 나에게도 여러 번 했고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는 전 세계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했다"며 "우리는 그가 싱가포르에서 했던 약속을 지키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9일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사일이나 핵 실험을 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매우 실망할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혀 북한의 행동에 따라 대북정책의 전면적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WMD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없애면 밝은 경제적 미래에 대한 기회를 제공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밝은 미래로 가는 문을 열어두고 있다. 걸어 들어올지는 북한에 달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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