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금융주인 국민은행과 국민카드 주가가 16일 외국인들의 팔자 공세로 급락하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다.
외국인들이 금융계의 바로미터로 삼고 있는 국민은행의 주가가 외국인 매도로 급락한 것은 향후 국내금융시장을 바라보는 외국시각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에서다.
***금융간판주 국민은행ㆍ국민카드 폭락, 금융계 초비상**
16일 거래소 시장에서는 외국계가 6백20억원어치의 국민은행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국민은행 주가는 전주말대비 7.12%나 급락했다. 순매도 규모 1위였다. 코스닥 시장에서 역시 외국계의 집중 매도로 국민카드 주가는 무려 전주말대비 10.98%나 폭락했다. 하한가에 근접한 급락세였고, 역시 순매도 규모 1위였다.
이처럼 국민은행과 국민카드 주가가 폭락하자, 장이 끝난 뒤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과연 이같은 현상이 향후 주식시장에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둘러싸고 다각도로 분석작업이 진행됐다.
지배적 시각은 한국 금융주의 간판격인 국민은행 및 국민카드 주식을 무더기로 내다 팔았다는 것은 향후 은행 및 카드업의 사업전망을 좋지 않게 보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었다.
한미은행의 한 증권시장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과 국민카드는 한국금융의 현주소를 대표하는 거래소와 코스닥의 양대 간판주식이었다"며 "이들 주식에 대한 외국인투자가들의 집중매도가 일회적 현상이 아니라면 외국계가 앞으로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앞날을 밝지 않게 보고 있다는 중차대한 신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계들 사이에서는 지난 2년여간 급성장해온 가계대출 및 카드매출에 상당한 거품이 끼어있다고 우려하는 부정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연내에 카드 및 은행대출 정보가 은행연합회에 모두 집중돼 공개될 경우 카드 여러 장으로 돌려막기를 해온 이들에 대한 추가대출이 중단되면서 신용불량자가 급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간판주 떨어지면 향후주가 암운**
피데스의 송상종 대표는 "국민은행은 우리나라 금융을,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제조업을 대표하는 양대주식"이라며 "만약 외국계의 국민은행 집중매도가 일회성 매도가 아니라면, 정말 우리나라 금융의 앞날을 좋지 않게 보고 주식을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면 앞으로 주식시장 앞날도 결코 간단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국민은행 등 주식시장 대표주가 외국계 매도대상이 되면 다른 주식들이 아무리 올라도 향후 종합주가지수는 결코 오를 수 없을 것"이라며 "향후 국민은행과 삼성전자의 주가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외국계 투자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김정태 행장이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의 일부를 행사한 점도 가뜩이나 한국 가계대출 및 카드대출의 거품을 우려하고 있던 불안심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IMF때는 연체비율이 25%까지 갔었어도 그후 대출금을 회수했다"**
이같은 외국계 불안에 대해 국민은행의 한 임원은 "한국 주택담보대출 및 카드매출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외국계 인식이 우리 주식 매각사태를 낳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그러나 이같은 거품에 대해선 이미 김 행장을 비롯해 우리들이 먼저 문제제기를 했고 가계대출과 카드매출을 줄이는 리스크 헤징(위험회피) 노력을 해온 만큼 지나친 우려는 기우"라고 해명했다.
그는 "국민은행의 경우 '호황기때일수록 부실 발생을 조심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이미 지난 5월부터 각종 대출을 줄이는 위험회피 노력을 해왔다"며 "설령 일시적으로 연체비율이 높아지더라도 이것이 곧바로 은행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IMF사태때 한때 가계대출 연체비율이 무려 25%대까지 높아졌었어도 그후 대부분의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며 "가계대출의 경우 일시적으로 연체율이 높아지더라도 한번 부도가 나면 회수가 불가능한 기업대출과는 달리 일정 기간후 회수가 되는 만큼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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