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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모범주부'의 허상 벗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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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모범주부'의 허상 벗겨지다!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 감옥행 위기에 몰려

미국의 모든 가정을 '행복이 가득한 집'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는 찬사를 받아온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61). 그러나 그녀가 알고보니 '두 얼굴을 가진 여자'였다고 구미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지금 미국 주부들이 적잖은 충격에 휩싸여 있다. 또하나의 미국신화 붕괴다.

***마사 스튜어트는 모든 미국여성의 이상향이었다**

마사 스튜어트는 1980년대부터 라이프스타일 코디네이터(life-style cordinator)라는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며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 CEO로 군림해왔다. 지난 97년 창업한 미디어회사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MSO)'는 연간 3억달러 매출을 올리는 '홈미디어 왕국'으로 성장했다.

이 왕국에는 2백40만명 이상의 독자를 가진 생활잡지 '마사 스튜어트 리빙', 미국 전역에 방송되는 TV쇼, 2백30여개 신문에 동시에 연재하는 고정 칼럼, 3백30개 방송국에서 방영되는 'Ask Martha', 주간 3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자랑하는 웹사이트 '마사 스튜어트 닷컴(www.marthastewart.com)', 온갖 살림살이의 매뉴얼을 담은 20여권의 베스트셀러가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하찮게 인식되온 집안 살림의 품위를 격상시키고 살림살이의 지평을 무한히 넓혔다"는 극찬 뒤에는 그녀의 어두운 사생활이 숨겨져 있었다.

미국 뉴저지 폴란드계 가난한 이민 가정에서 성장한 마사는 제약회사 세일즈맨이었던 아버지와 교사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6남매 중 하나로 어려서부터 부엌일과 바느질, 정원손질 등 험한 일을 도맡아 하면서 자랐다. 그러나 명문 버나드 여대에서 역사와 건축사를 공부하며 모델로 활동할 만큼 재능과 미모가 뛰어났던 그녀는 대학 2학년때 결혼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그녀는 졸업 후 결혼 축의금을 밑천삼아 1960년대 월가에 발을 들여놓으며 재테크에 재능을 보이기 시작했다. 10년 이상 증권브로커로 일하며 사업감각을 익힌 그녀는 한때 가정으로 돌아와 딸을 키우며 가사에 전념하기도 했다.

그러나 82년 발행한 '즐거운 요리'(Entertaining)란 요리책이 60만부 이상 팔려나가는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녀는 사업가로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87년에는 세계적 소매유통업체 K마트와 제휴하고 타임 워너로부터 펀딩을 받아 '마사 스튜어트 리빙'이라는 잡지를 창간했다. 지난 99년에는 타임 워너로부터 자신의 브랜드권리를 되사들인 뒤 요리뿐 아니라 꽃꽂이, 제빵, 육아, 저녁 초대 등 집안 살림에 관한 모든 것을 사업화시키며 그녀는 일약'가정생활의 전도사'로 떠올랐다.

***주식범죄 사실 드러나면서 신뢰 붕괴**

그러나 각종 대중매체들을 통해 '모범 가정주부'로'브랜드화된 이미지'를 갖게 되는 동안 마사 스튜어트는 개인적으로 가사일과는 거리가 먼 '비즈니스우먼으로 이혼의 아픔과 만성 불면증, 일중독증에 시달리는 '고독한 여인'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성공한 자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능해진 남편과도 불화끝에 이혼했다.

'고독한 여인'의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주식 내부자 거래'라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지난 6월부터 미국 상원의 조사를 받기에 이르른 것이다. 때문에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한마디로 표현해 마사 스튜어트의 이미지는 걸레가 되었다"고 신랄하게 쏘아붙였다. 그녀의 이미지는 자신의 회사 MSO의 '브랜드' 자체인 탓에 마사 스튜어트가 최근의 사태로 입은 타격은 엄청난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소 20억달러짜리 회사였던 MSO의 주가는 스캔들이 터진 6월 이후 60%나 급락했고 주가 폭락에 분노한 MSO 주주들은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그녀의 범죄 혐의는 지난 6월 오랜 친구이자 생명공학업체 임클론의 최고경영자(CEO)인 사무엘 D. 왁살의 '내부자거래' 사건으로 불거졌다. 임클론이 개발한 항암제 '에비툭스'에 대해 미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이 기각되면서 주가가 폭락하기 직전에 왁살이 가족들을 동원, 보유 지분을 처분했는데, 마사 스튜어트도 임클론이 FDA 불승인 판정을 발표하기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27일 임클론의 주식 4천주를 58.30 달러에 매각한 것이다.

마사는 주가가 6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경우 주식을 매각토록 한 사전 협약에 의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구체적 자료제출을 거부해 주주들은 그녀의 혐의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마사 스튜어트가 일했던 증권사도 주식거래 사기를 친 후 폐업한 악덕기업이었다는 사실이 우연의 일치였을까"라며 비꼬았다.

게다가 그녀에게는 위증 혐의까지 추가됐다. 마사 스튜어트에 대한 조사를 담당해온 빌리 토진 미의회 에너지상무위원회 위원장은 "그녀의 진술 중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며 "위증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5년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칫 하면 감옥에 들어가야 할 처지**

이코노미스트는 " 마사 스튜어트는 MSO의 CEO직에서 물러나고 감옥에 들어가게 될 두 가지 위험에 처해 있다"며 "미국인들 절반은 그녀의 성공과 결단력에 놀라워 하지만 다른 절반은 전 남편을 학대하고 친구들을 이용하는 등 비뚤어진 인격이 그녀가 정교하게 구축한 신화 뒤에서 발가벗겨지는 사태를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MSO도 덩달아 위기에 몰리고 있다. 기업의 수익 90%가 마사 스튜어트 브랜드가 찍힌 상품 판매로 이루어져왔으나 이를 팔고 있는 K마트가 올해 1월 파산한 이후 판로가 막히고 있는 데다가, 마사 스튜어트의 막강한 홍보력마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MSO는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출판사업이 포화단계에 봉착했으며, 매출의 9%를 차지하고 있는 TV는 시청률이 감소하고, 매출의 10%를 일으키고 있는 인터넷사업도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창업자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기업들은 많지만 MSO와 마사 스튜어트는 보기드문 공생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마사 스튜어트의 몰락은 곧 MSO의 미래와 직결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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