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시중은행인 국민은행의 신용등급이 마침내 일본 최대 시중은행인 미즈호그룹의 신용등급을 앞질렀다.
국제적인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11일 국민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을 `BBB'(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두 단계 올렸다고 밝혔다.
피치사는 "국민은행의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국내 소매금융시장의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신용등급 상향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가계대출시장에서의 리스크 증가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축적된 전문성으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고 전산통합 등 합병 이후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피치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지난 4월 무디스가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수준(A3)으로 국민은행의 신용등급을 올린 데 이어 이은 두번째 A등급 획득이다. 또한 국내 시중은행들 가운데 피치로부터 A등급을 받은 은행은 국민은행이 유일하다.
그러나 이번 신용등급 상향조정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일본과의 비교이다.
피치의 국민은행 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마침내 한국금융은 신용등급 부문에서 일본금융을 공식적으로 앞지르게 됐다.
현재 일본의 최대은행은 지난 3월말 자산규모가 1백51조3천억엔(우리돈 1천5백여조원)에 달하는 미즈호그룹. 자산규모로만 따지면 미즈호그룹은 세계 1위의 은행이며, 현재 자산규모가 2백조원 규모인 국민은행보다 7.5배나 큰 거대 금융기관이다.
피치가 매긴 미즈호그룹의 현재 신용등급은 국민은행과 같은 'A-'. 그러나 국민은행이 같은 A-이면서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데 반해, 미즈호그룹은 '부정적'이다. 앞으로 신용등급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특히 미즈호그룹의 경우 지난 3월말 부실채권비율이 5.6%로 전년동기보다 1.4%포인트 높아진 데 반해, 국민은행의 지난해 12월말 부실채권비율은 2.3%로 전년동기보다 1.9%포인트 줄어들었다.
모든 면에서 국민은행이 미즈호그룹을 앞질렀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국민은행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마침내 한국금융이 일본금융을 앞질렀음을 세계에 공식화한 국제신용평가기관의 선언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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