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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반격', 김정은 다음 수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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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반격', 김정은 다음 수순은?

'판 깨기' 보다 '장기 항전' 천명 가능성…靑 "진의 파악 중"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5일 북미 협상 중단 가능성과 핵‧미사일 시험 재개 가능성을 거론했다. (☞ 관련기사: "北최선희 "핵·미사일 시험 재개 여부 곧 결정")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지 보름 만에 북한 고위급 인사가 밝힌 공식 입장이다.

최 부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만간 행동계획을 담은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혀 북한 나름의 '포스트 하노이' 구상이 내부적으로 완료됐음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공개 '친서'를 주고받으며 북미협상 교착 국면을 뚫어왔던 전례와 달리,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적 성명은 최고지도자의 결단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하는 최종 절차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최 부상은 김 위원장의 성명이 언제 발표될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길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화의 비핵화 협상 중단을 고려 중"이라고 했고, 핵미사일 시험 재개 여부도 "전적으로 김 위원장에게 달려있다"고만 했다.

다만 그는 이런 조치의 전제조건으로 "핵미사일 동결 조치 등 변화를 보여준데 대해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그리고 정치적 계산을 바꾸지 않는 한"이라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곧바로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유예 조치)을 철회하고 실험 재개에 나서려는 수순밟기라기보다는, 하노이 회담 불발 뒤 '일괄타결식 빅딜론'을 공식화하고 있는 트럼프 정부에 대한 맞불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움직임과 관련해 "사실이라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경고한 상황에서, 북한이 북미 관계를 2017년 이전의 극한 대치 상황으로 되돌릴만한 '위험한 행동'을 하기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따르고 추가적인 대북 제재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최 부상의 기자회견을 "미국이 원하는대로 양보하지 않겠다는 맞불 차원의 메시지"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결단해서 되돌릴 수 없는 발표를 하기 전에 좀 말려달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북한 매체를 통한 담화나 성명 발표 등 전통적인 형식이 아닌, 외신들을 상대로 최 부상이 입장을 표명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김 교수는 다만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했기 때문에 핵실험은 어렵더라도 로켓 발사 쪽은 가능성이 있는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보다는 위성 발사 여부가 관건"이라고 했다.

최선희 부상의 예고대로 김 위원장이 곧 공식 성명을 발표할 경우,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했던 '새로운 길'에 관한 방안을 구체화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1월 1일 신년사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강요하려 들고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었다.

'새로운 길'의 구체적 내용은 드러나지 않았으나,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미국과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에 맞서 장기적 항전 채비를 갖추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교수는 "김 위원장이 나서서 새로운 길을 말한다면 그 메시지는 북한 인민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핵‧경제 병진노선이 아닌, 새로운 경제 노선의 정당성을 이야기 하면서 시간이 더디더라도 자력갱생과 자강을 장기적으로 도모하자는 당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부상의 기자회견에 관한 미국 측의 공식 입장이 아직 나오지 않은 가운데, 청와대는 진의 파악에 방점을 두고 있다.

캄보디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강경화 외교부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 안보실에서도 최선희 부상이 정확하게 무슨 발언을 했고, 그 발언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각도로 접촉을 해서 그 진의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그 보고가 완성되는대로 대통령에게 보고를 올릴 예정"이라고 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 정부는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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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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